정몽준의 `꼼수’인가-박근혜 딴지걸기
  • 경북도민일보
정몽준의 `꼼수’인가-박근혜 딴지걸기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1.0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대세론 거품”이란 조사결과 내놓은 MJ 연구소
(dailian)
 
 
 정몽준(MJ)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재를 들여 설립한 아산정책연구원이 최근 주목할 만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리서치&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35.4%, 한나라당이 아닌 “야당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한 응답자는 36.8%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현재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30%대 후반에서 40%까지 나오는 박근혜 대세론이 `거품’이라고 폄하한 셈이다. 덧붙여 야당이 대항마로 나설만한 후보를 추대하거나, 후보단일화 등 연합전선을 형성할 경우 압도적 지지율을 보이는 박 전 대표나 다른 한나라당 후보의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설립한 연구소의 조사 결과라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청와대 입성을 꿈꾸는 정 전 대표에겐 이 조사가 박근혜 대세론을 잠재울 낭보로 들릴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경기도 지사 등 여권 대선주자는 물론, 낮은 지지율로 고심하는 야당 및 좌파진영의 잠룡들에게도 의욕을 불태우게 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아산연구원의 조사가 한나라당 등 보수진영의 낙관론을 불식시키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범보수 지지세력 규합에 도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밋빛 희망에 안주하지 말고 끝까지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세워서 대선 장정에 오르도록 여권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왜 하필 이 시점에 정 전대표의 싱크탱크가 신뢰성 시비를 불러올 여론 조사 결과를 발표했을까 하는데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설문조사 방식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컨대 내년 대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찍겠냐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은 여론 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정당정치가 미흡한데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의 특성상 대선에선 정당보다 인물의 영향이 더 크다고 강조한다. 반면 국회의원 선거는 상대적으로 인물보다 정당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인물중심 선거가 강한 대선에서 어느 후보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은 가장 중요하다. 이같은 핵심 질문은 빼고, 여당과 야당 가운데 어느 정당후보를 지지하느냐고 묻는 것은 결정적인 하자를 안고 있다.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변수는 너무나 많다. 소속 정당은 물론 후보자의 비전 및 소신, 도덕성, 리더십, 능력 및 인품, 학력, 경력, 진보냐 보수냐의 이데올로기 성향 등. 아산연구원의 조사는 이같은 무한대의 조사항목 중 정당만 뽑아서 결론을 내렸다. 어느 전문가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의도적으로 조사 문항을 비틀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모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선 준비를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낙선 이후 정치에 전념하고, 내년 12월 대선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의사 표시다. 그는 당대표를 지낸 중진답게 여당 후보가 확정되기까지 경쟁후보들과의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도 보수진영의 화합과 정권재창출에 힘써야 할 책임이 있다. 아산연구원의 여론 조사는 보수진영의 정권재창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점에서 `적전분열’ 조장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정권탈환에 부심하는 야당 및 좌파진영에겐 다시금 잔치를 벌일 수 있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좌파진영은 이르면 내년 대선, 늦어도 2017년 정권을 재탈환하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좌파 대선 후보 지지율은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다. 오죽하면 `진보진영의 나침반’을 자처하는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마저 `진보집권 플랜’이란 책에서 일러야 2012년에 좌파진영이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간절히 기대했을까?.
 정당지지도에서 한나라당이 30%대로 민주당을 10%포인트 이상 앞서 있다. 박근혜 전 대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다 오세훈 시장, 김문수 지사도 좌파 후보보다 선전하고 있다. 여권의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정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추대받으려면 정정당당해야 한다. 꼼수로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