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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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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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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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살아본 일이 없더라도 미국 경찰의 위상이 어떤지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영화를 통해서라도 간접경험을 하는 까닭이다. “Freeze!”라는 경찰관의 명령을 알아듣지 못해 사살된 사람의 이야기도 듣게 된다. “꼼짝마”라는 뜻이다.교과서 영어만 배운 사람에겐 “얼어붙어”로 들렸을 것 아닌가 .영어강론을 하자는 게 아니다. 미국경찰관이 지닌 힘을 말하자는 것이다.
 길지않은 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다. 우리 방식대로라면 버스 앞쪽 상단부에는 `금연’이니 하는 글자를 써붙이는 게 상례다. 그런데 그 자리에 뜻밖의 글귀가 적혀있어 기억에 남아있다는 이야기였다. “경찰관이 시키는대로 하라. 그것이 법이다.”이런 내용이었다고 했다. 원문을 소개하면 `Obey the the police. It’s the law’다. 공권력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나라는 역시 다르다 싶다.
 대구경찰관에 온갖 욕설을 30분 동안이나 퍼부은 오토바이 운전자가 벌금 200만원을 물게 됐다. 공권력을 모욕한 죄값으로는 최고형이라고 한다. 그래도 1년이하 징역이나 금고 보다는 나을 것 같기도 하다. 길을 건너는 보행자 사이를 오토바이를 탄 채 헤집다가  단속에 걸려 지구대로 연행되자 난동을 부린 결과라고 보도됐다. 나날이 떨어져가는 공권력의 권위를 되살리겠다는 결심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경찰의 위상이 요즘처럼 떨어진 데는 경찰 스스로의 잘못도 한몫한 게 사실이다. 이를테면 `함바집 빨대’가 그 한 가지 사례다. 조폭이 관리한다는 함바집에 나으리들의 빨대라니 말이나 되는 짓들인가. 이른바 `투 캅스’의 이야기거리는 많고도 많다. 몸가짐이 그 정도이니 공권력이 얕잡혀 보일 수밖에 없겠다. 시민의 지팡이가 되는 첫걸음은 신뢰다.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시민들이 놀라지 않도록 하기 위해 뛰지 않는다는 영국 경찰이 생각난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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