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박지원, 노무현=문재인, 그럼 MB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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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박지원, 노무현=문재인, 그럼 MB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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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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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위해 `몸을 던져 일하는 사람’이 왜 없을까?
(newdaily.com)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박지원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문재인이 있었다. 박지원, 문재인은 지금도 김대중, 노무현 사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이원종이 있었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에게도 그들을 연상케하는 `아바타’가 있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는 누구인가?
 한나라당이 4·27 재보선에서 참패하고, 청와대가 저 멀리 떠내려간 민심을 확인한 이후 청와대의 모습. 청와대 참모들 간에는 재보선 참패 수습책을 놓고 임태희 대통령 실장을 포함한 `면모일신’이냐, 아니면 임 실장 유임을 전제로 한 소폭개편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자리를 보전하려는 참모와, 판을 크게 흔들어 자리를 꿰차려는 눈치싸움이다.
 이 대통령이 “딴 생각하는 사람은 청와대 떠나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사람들은 5월 중 모두 나가라는 이야기”라고 해석하는 세력이 있는가 하면, “출마 경험이 없어 지역구를 빨리 관리해야 하는 사람 먼저 나가라는 이야기”라며 다른 얘기도 나온다. “나는 7, 8월쯤 나가고 싶은데” “지금 나간다고 해서 공천받을 상황으로 이끌 수 있을까” “자기 지역구를 가진 사람은 늦게 나가도 된다는 거냐” 등 말들도 여러 가지다.
 이 대통령과 수석비서관들만 나눈 얘기도 사실과 다르게 새어 나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친시장인데 (경제계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말은 즉각 대기업에 퍼졌고 언론에까지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를 통해 대기업을 견제하자’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을 “질책했다”며 내용마저 왜곡돼 퍼졌다. 급기야 청와대가 나서 “이 대통령은 곽승준 위원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대통령의 똑 같은 말을 두고도 참모들의 출신 성향에 따라 다르게 전달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관료냐 아니냐, 경제냐 정무냐에 따라 각자 자기들 유리한 쪽으로 해석해 전파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의 관계자는 “참모들이 자신과 이 정부를 공동운명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이후의 자신의 진로를 더 걱정하고 있을 뿐”이라고 성토했다. 한 행정관은 “김대중 정부 때의 박지원 비서실장이나 노무현 정부 때의 문재인 실장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들처럼 이 대통령을 위해 `온몸을 던져 일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초대 비서실장에 유우익 교수를, 2대에는 정정길 교수를 기용했다. 한사람은 지리학과, 다른 사람은 행정학 교수다. 이 대통령 주변에는 온통 교수출신이다. 그것도 외국 명문대학 박사들이다. 박지원, 문재인은 야전출신이다. 학문적 소양은 대학 교수들에 떨어질지 모르지만 현실감각과 충성심은 넘친다. 이 대통령은 왜 대학 교수들을 그리 좋아할까?
 이 대통령에게도 이재오 의원이라는 열혈세력이 있다. 이 대통령을 만든 공신 중의 공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재오와 박지원, 문재인은 다르다. 박지원 문재인이 대권과는 선을 긋고 대통령 보좌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이재오 의원은 대권지망생이다. 충성심이 있다해도 `왜곡’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 진영과 다투고 긴장하는 사이에 충성심은 `개인 욕심’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이 대통령 주변에는 `선진국민연대’와 `서울시 인맥’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선진연대는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조직이다. 또 이들의 주된 목적은 `권부진입’이다. 서울시 인맥은 이 대통령과의 인연이 4년에 불과하다. 도시행정을 다루던 공무원들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서울시 인맥을 중용해왔다. 이들은 박지원, 문재인이 될 가능성이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실용’을 표방해왔다. 그렇다면 인재등용에서도 실용주의를 채택했어야 했다. 오직 능력과 적임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야말로 `실용’의 핵심 아니겠는가? 마침내 일개 행정관의 입에서 “김대중 정부 때의 박지원 비서실장이나 노무현 정부 때의 문재인 실장이 생각난다”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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