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파는 당초 중국 동해안을 따라 북상할 것으로 진로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정작 상륙한 곳은 제주도였다. 나흘 전 예측과는 무려 500㎞나 오차가 생겼다. 이런 엉터리 예보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태풍의 진로 예측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한마디로 뒷받침해준다. 최첨단 과학장비에 최대용량을 갖춘 슈퍼컴퓨터로 중무장했다는 미국,일본도 뾰죽한 수가 없다나 보다. 이 선진국들도 210㎞오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제11호 태풍 난마돌(Nanmadol)이 발생해 슬금슬금 북상중이다. 게다가 제 12호 태풍 탈라스(Talas)도 같은 시기에 발생했다. 탈라스는 일본 쪽으로 진로가 굳어간다나 보다. 그나마 다행이다. 두 태풍이 어깨동무를 하고 `형님먼저’ `아우먼저’해가며 이른바 후지와라 효과를 과시하려 든다면 그 피해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문제는 난마돌이다.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으로 `유적지’를 뜻한다. 이름만 보면 문화의 향취가 풍긴다. 그렇다고 이름에 혹해 경각심을 풀 수는 없다. 때마침 대구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태어난지 28년만에 우리도 대회를 유치했고, 노메달의 수모도 씻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러니 태풍이 방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태풍의 마음을 읽어낼 재주가 아직은 없으니 탈이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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