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대회 분위기 자체가 김빠지듯 하는 모양새는 없다. 도리어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종반으로 치달을수록 더욱 뜨거워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100m달리기, 장애물경주, 장대높이뛰기 종목에서 기대주들은 줄줄이 탄식만을 남기고 말았다. 그 대신 또 다른 강자들이 나타났지만 기록은 뒷걸음질한 모습이다.
각종 경기의 신기록이 쏟아져나와 대구대회의 성가가 드높여지기를 바라던 마음은 그야말로 `희망사항’으로 주저앉고 말 것 같은 흐름이다. 선수들의 분발을 기원한다.
그렇다고 실패한 대회로 마침표를 찍을 징후 또한 찾아보기 어렵다. 신기록행진이 발목을 잡혀있는데도 대회열기는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만큼 색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중의 숫자가 한마디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초만원을 이뤘던 개회식은 두말할 것도 없다. 중반전이 끝나가는 시점인데도 남은 경기의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폐회식 입장권을 구한 사람도 있다. 경기장 안의 자리가 비어있는데도 입장권이 없어 경기장 밖에서 애태우는 모습은 분명한 모순이다. 기관·단체에 중점을 두어 입장권을 예매한 맹점과 수요예측의 착오가 입증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대회가 감동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게한다. 의족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가 준결승, 시각장애인 스미스가 예선에서 탈락한 게 그 일례다. 기록만 따진다면 이들은 많고 많은 탈락선수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그들의 목표가 거기까지였다. 그러니 그들은 성공의 표본임이 분명하다. 이들의 감투정신과 도전의지야말로 오래도록 되새기게 될 감동이다. 장애선수들이 전세계인에게 보낸 선물이라고 여겨진다.
6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 또한 또 다른 금메달감이다. 전체 참가선수보다 갑절 넘게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없다면 대회가 순탄하게 굴러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오는 주말 대회 폐막까지 감동이 샘솟는 대회로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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