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충청은 이순신 등 위인들이 나온 충절의 고향이며 미력이나마 고향을 위해 할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고 말했다. 향우회에서 그 지역출신 유력인사라면 할 법한 발언수준이다. 그러나 그는 학자다. 서울대총장을 지낸, 학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충청인이 나라 가운데 중심을 잡아왔다”고 정치적 발언을 한 것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최근들어 내년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여러 차례 비쳐왔다. 때로는`치고 빠지는’ 정치인의 행태도 보여왔다. 이날도 “기회가 되면 고향을 돕겠다는 것이지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말을 돌렸다. 충청권 중심론에 대해서도 “책에 있는 말을 써온 것일 뿐”이라고 흐렸다. 정치적 테크닉이 엿보인다.
그의 대선 출마여부는 차치하고 국립대 총장을 지낸 학자의 위치에서 `충청도 지역정서’에 의존하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영 개운치 않다. “2007년은 공주 분들에게 특별한 한해가 될 것”이라거나, “충청인은 느리지만일단 결심만 하면...” 이라는 발언이 그의 위치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는 영·호남 지역감정만으로도 지긋지긋한 세월을 보냈다. `3김’이 사라졌어도 아직 어른거리는 그들의 잔영 때문에 몸서리가 쳐지곤 한다. 그런데 국립대 총장 출신 학자 입에서 3김으로부터나 듣던 “지역을 위해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 데 실망스러울 뿐이다. 왜들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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