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없는 수박’이라면 우장춘 박사가 떠오른다.`강원도 감자’ `제주도 귤’ `한국 배추’도 그의 작품이다. 밤낮으로 연구만 하던 우 박사는 건강을 해치고 만다. 임종에 앞서 우 박사는 연구중이던 벼를 가져오게 해 손으로 부여잡고 “이 벼! 끝을 못보고 내가 먼저 죽다니…”라면서 애석해 했다는 이야기는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는 세계 육종학계가 알아주던 인물이었다. 홑겹 페튜니아를 여덟겹으로 개량한 그의 실력을 알아본 것이다. 이렇듯 꽃이건,농작물이건 사람의 손은 끊임없이 개량종을 만들어내왔다.
한 걸음 더 나가면 접목식물이 가까이 있다. 전혀 다른 품종이 줄기와 뿌리를 이뤄 한몸이 되는 식물이다.`고가’와 `토감’이 그 사례다. 고추와 가지,토마토와 감자가 한집살림을 차렸대서 붙은 이름이다. `무추’도 무·배추가 한몸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울진 세계친환경농업 엑스포에서 선을 보인 접목식물들이다. 이번엔 `배무채’가 태어났다는 소식이다. 무·배추가 한몸이기는 `무추’와 같지만 무추는 증식이 안되는 점이 `배무채’와 다르다고 한다.모양도 배추와 무에 가까워 “새 작물이 태어난 셈”이라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주)바이오 브리딩연구소와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종자가 올 가을엔 나온다고 한다. 잎과 뿌리엔 항암성분도 많다니 기대되는 새 작물임엔 틀림없을 것 같다. 이왕이면 보관도 오래 할 수 있어서 농가수익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해마다 김장 배추밭 갈아엎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 딱한 일이니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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