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 안대희’낙마의 교훈
  • 한동윤
`전관예우 안대희’낙마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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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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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명예’가운데 하나만 선택하라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 6일 만인 지난 28일 전격 자진사퇴한 안대희 후보자는 8년 전인 2006년 대법관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회에 섰을 당시 2억7300만원의 재산을 신고하면서 청렴한 법조인으로 칭송받았다. 당시 여당인 민주당은 안 후보자를 청빈(淸貧) 법관의 상징처럼 떠받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안 전 대법관을 정치개혁위원장에 기용한 것도 그의 청렴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는 박 대선 후보가 한광옥 전 민주당 대표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임명하자 “비리 전력의 인물을 기용하는 데 반대한다”고 반기를 들기도 했다. 중수부장 시절 노무현 대통령 측근과 한나라당 `차떼기’를 수사하면서 한광옥 씨가 나라종금에서 뇌물을 받은 것을 밝혀내 사법처리한 당사자로서 박 후보의 인사에 저항한 것이다.
 그 안대희가 `청렴’과 `청빈’과 전혀 상반되는 `전관예우’때문에 국무총리 후보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이후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의혹들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는 게 그의 고별 기자회견이다. 안 후보는 “저를 믿고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평범한 한 시민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검사’로 칭송받았던 안대희가 공직과의 인연을 사실상 끊은 것이다.
 안 후보자는 “제가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 부분은 성실하게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관예우 논란이 일자 “제가 번 돈의 3분의 1을 기부했지만 변호사 활동 이후 1년여 동안 늘어난 재산 11억여원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 모두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는 약속을 총리 후보 사퇴에도 지키겠다는 것이다.

 `안대희 낙마’는 우리 사회가 `전관예우’같은 반칙에 얼마나 깊이 물들었는지를 말해주는 상징적인 사례에 불과하다. 2억7300만원에 불과했던 그의 재산이 8년 만에 급증했고, 변호사 개업으로 무려 27억원을 벌어들인 기적(奇蹟)은 `전관예우’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 대법관 출신이자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여당 정치개혁위원장으로 발탁됐던 그에 대한 기대가 `27억원’이라는 수치로 나타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대희 후보자는 세월호 참사를 몰고온 `관피아’ 척결의 대업(大業)을 수행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공직에 몸담았다는 이유 하나로 퇴임후 유관 민간단체나 협회에 들어가 업자들의 불법을 눈감아 주고 돈을 챙긴 `관피아’를 뿌리 뽑아야 할 국무총리가 바로 그러한 `전관예우’ 속에서 거액을 벌어들였다면 총리로 내정될 수 없는 일이다. 안 후보자의 `낙마’는 전적으로 본인이 자초한 불행이다.
 안대희 후보자의 실패는 공직진출을 노리는 인사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밖에 없다. 공직을 마친 뒤 `전관예우’ 속에 돈을 긁어 모으는 데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더 큰 꿈을 위해 전관예우를 포기할 것이냐를 선택해야하는 풍토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전관예우로 돈도 벌고, 공직에 진출해 명예도 갖겠다는 무모함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분위기다. `청빈검사’로 칭송받던 안대희 후보자가 20억원 안팎의 변호사 수임료 때문에 낙마한 것은 능력보다 `양심’과 `도덕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안 후보자가 국무총리 후보자를 사퇴하면서 “변호사 활동으로 얻은 수익에서 이미 기부한 4억7000만원을 뺀 나머지 총 11억여원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그나마 안 후보자다운 선택이다. 평생 재산 신고 `꼴찌’를 도맡아온 그가 대법관 퇴임 1년 여동안 갑자기 거액을 챙긴 것도 그답지 않지만,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5년 동안 변호사로 60억원을 벌어들인 이용훈 전 대법관, 2년 동안 22억원을 챙긴 박시환 전 대법관 등이 그 돈의 일부만이라도 사회에 기부한 사실이 없는 것과 비교하면 안 후보자는 그나마 양심적이다. 이제 안대희 같은 공직후보자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기 바란다. 전관예우로 돈을 번 공직후보자가 있다면 서둘러 사회에 환원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아니면 전관예우로 챙긴 돈으로 살찐 배를 두드리며 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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