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개선 백지화’-‘레임덕’시작인가
  • 한동윤
‘건보료 개선 백지화’-‘레임덕’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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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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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요즘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

[경북도민일보 = 한동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리얼미터’의 1월 27일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29.7%로 떨어졌다.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가 무려 62.6%다.
 하루 뒤인 28일 조사에서 지지율이 31.5%로 소폭 반등했지만 50~60%의 견고한 지지율을 자랑해온 박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밑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충격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당장 정부의 정책 추진력에 타격을 입혔다. 정부가 1월 중 예정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선안 발표를 사실상 무기 연기한 것이다. ‘연말정산 증세 논란’에 부담을 느낀 정부가 건보료 개편으로 건보료를 더 내게 될 45만명의 반발을 의식해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두고 돌연 개편안을 백지화한 것이다.
 건강보험료 체계 개선을 포기함으로써 은퇴·실업·저소득층은 소득이 없거나 낮은데도 재산·자동차 등에 물리는 과도한 건보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개선안은 전체 가입자의 79.3%인 602만 가구의 건보료가 인하되는 내용이다. 문형표 보건복지 장관은 28일 “(건보료 체계를 개편하면) 추가 소득이 있는 직장 가입자나 피부양자의 부담이 늘어나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백지화 했다. 결국 ‘추가 소득이 있는 직장 가입자나 피부양자’ 때문에 전체 가입자의 79.3%인 602만 가구가 건보료 인하 혜택을 못 받는다는 뜻이다.
 정부의 건강보험료 체계 개선 포기는 최근 바뀐 연말정산 때문에 근로 소득자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고소득 직장인과 고소득 피부양자에게 건보료를 추가 부과할 경우 그 반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45만명이다. 45만명이 무서워 602만 가구를 외면한 것이다.
 그러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살판났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29일 “13월의 세금인 연말정산 악몽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14월의 건보료라는 쓰나미가 몰려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소득자의 부담을 줄이고 그들의 반발이 두려워 국정과제를 포기했다”고 했고, 국회 보건복지위 김성주 의원도 “서민들 부담을 줄여주고 고소득자 부담 늘리는 합리적 개편안을 정부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건보료 체계 개선 백지화 발표가 나온 다음날 청와대는 “백지화된 것은 아니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해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표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해 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적으로 복지부장관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건보료 체계 개선 백지화는 전형적인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 가운데 하나다.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정책을 추진하면 그 정책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박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직후 건보료 체계 개선을 백지화한 것은 그 정책을 밀고 나갈 경우 대통령 지지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두려움의 소산이다.
 박 대통령은 국정 지지율 하락에 대해 28일 “요즘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 인적 개편뿐만 아니라, 당이나 국민과도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 개편 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12일 신년회견이 결정적이었다. 박 대통령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국정개혁과 경제 살리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윤회 문건’과 관련한 ‘청와대 3인방’,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 등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대신 3인방을 적극 감싸고 ‘소통’에 대해서도 한계를 노출했다. 직후 지지율은 추락했고, 연말정산 파동은 거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박 대통령은 지지율이 하락하자 정홍원 총리를 바꿨다. 청와대 ‘특보’를 무더기 임명했다. 그러나 김기춘 실장은 요지부동이고, 오히려 그가 청와대 개편과 인사를 주도하고 있다. 지지율 하락은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20%대로 떨어졌다. 국민들이 박 대통령에게서 ‘변화’의 기미를 읽지 못한 것이다. 그 결과가 건보료 개선 백지화다.
 박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지면 그 피해는 국민이 보게 되어 있다. 박 대통령이 하루 빨리 국민지지를 회복해 정책추진을 위한 힘을 보충하기 바란다. 지지율 하락 요인부터 제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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