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빚어낸 종가음식 안방서 맛본다
  • 권오한기자
세월이 빚어낸 종가음식 안방서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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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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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입은 안동 종가음식‘예미정’전통식품 브랜드화

▲ 온 가족이 둘러앉아 조상들께 드릴 음식을 만드는 설날이다. 민족의 대명절 설, 안동시에서는 50가지 종가음식을 맛볼 수 있는 ‘예미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은 문어 숙회를 비롯한 각종 안동 대표 음식.
[경북도민일보 = 권오한기자]  안동 종가음식, 포장유통으로 전통 식품산업 띄운다. 안동 종가음식 산업화에 나선 (주)예미정의 임직원들에게 2015년은 대단히 특별하다. 그 동안 3년간에 걸친 오랜 준비 과정을 끝내고 드디어 본격적인 안동종가음식 사업에 나서게 되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안동시 정상동 삼정(三亭)마을에 자리한 전통 목조 한옥건물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귀래정과 어은정, 반구정이라는 이 마을 3개 정자에다 예미정(禮味亭)은 번듯한 정자 하나를 더 추가시켰다.

 ■ 종손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스토리텔링
 마을 입구 도로변에다 모두 3600여㎡의 부지를 마련, 연건평 약 1500여㎡에 이르는 안동종가음식체험관과 부대 편의시설을 준공한 (주)예미정은 새해 벽두부터 체험 프로그램 개발과 퓨전 메뉴 레시피 짜기에 여념이 없다.
 먼저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독립운동으로 종가를 잃어버린 안동권씨 부정공파 대곡문중(종손 권대용)에다 건축물 관리권 일체를 위임했다.
 호국 충절로 대변되는 대곡문중의 역사는 이렇다. 구한말 일제 강점기 당시 종손 권기일(1886~1920) 선생이 문중 종가 전 재산을 처분해 만주 독립군 양성소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금으로 내놨다. 만주 통화현 일원에서 초대 임시정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 휘하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벌이다 1920년 경신참변 당시 신흥무관학교를 습격한 일군을 맞닥뜨려 혈혈단신으로 싸우다 순국하여 ‘신흥무관학교 최후의 1인’으로 독립운동사에 기록돼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종손인 권전(1549~1598)은 조선수군 아장(亞將)으로 이순신 장군과 함께 왜적을 무찌르다 노량해전서 장렬히 전사했다는 기록이 충무공전서에 전해지고 있다.
 나라가 풍전등화에 처할 때 마다 종손이 목숨 바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대표적인 이 문중은 지난해 공모를 통해 건물 위탁관리 단체로 선정되면서, 독립운동으로 말미암아 빚어진 ‘종가 없는 종손’이라는 100여 년의 한을 푸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50가지 종가음식 체험 프로그램 개발
 안동 종가음식 사업은 대략 체험관사업, 식자재사업, 도시락사업 등 3가지로 준비중이다. 정부보조 5억원, 자부담 4억원으로 설립된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종가음식 체험 교육장과 전시관, 상설 시연장, 맛체험관 운영이 주된 기능이다.
 가마솥 누룽지 긁기 등 간단한 조리 체험부터 시작해 까다로운 7첩반상 차리기 까지 약 50여 가지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중인 (주)예미정은 조만간 20명의 강사진을 구축하고 유치원생부터 초·중·고생, 성인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고도 다채로운 안동종가음식 체험 교육에 나선다.
 7첩반상과 9첩반상, 주안상, 생일상, 첫돌상, 회갑상, 초례상 등 안동종가집 상차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은 전문가들이 수집한 진귀한 종가음식 관련 자료를 집대성 해 놓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일깨워 줄 예정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자립장이 될 종가음식 상설시연장은 전통 가마솥과 멧돌, 함지박, 홍두깨와 안반 등 전통 조리기구를 이용해 메밀묵과 청포묵, 멧돌두부와 손칼국수 등을 전통 복장 차림의 노인들이 즉석에서 만들어 보여 주는 곳이다.
 또한 정부보조 4억원, 자부담 2억원으로 600여㎡의 창고와 가공 작업장을 마련한 예미정 식자재 사업부는 예미정 도시락 사업도 준비중이다. 문중과 종가, 종친회, 화수회에서 일상 행사로 치르는 ‘봉제사 접빈객’의 편의를 위해 마련하고 있다. 이 사업 준비팀은 도시락에 상다리를 부착, 마치 반상처럼 사용할 수 있는 종가집 상차림 전용 도시락도 고안해 특허출원할 예정이다.

 ■ 예미정의 야심찬 전통식품 가공 유통사업
 ‘수십억원을 투자해 고작 음식점 운영이냐’는 시선에 (주)예미정측은 즉각 아니라고 손사레를 친다. 전라도 순창 고추장의 유명세가 시발점이 돼 ‘청정원’이라는 소스유통 분야 굴지의 기업을 탄생됐고 강원도 강릉 초당두부의 인기도 ‘풀무원’이라는 신선식품 유통 명가의 창업 아이디어가 됐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국내 어느 곳에서나 누구라도 다 할 수 있는 고추장과 두부도 전국 유통에 성공한 것처럼 전국 어물전 마다 없는 곳이 없는 간고등어도 마찬가지 사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경상도의 안동간고등어가 전라도 순창고추장, 강원도 초당두부 못지 않은 지역적 유명세를 갖고 이미 전국에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해 두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향토식품의 사업화는 지금이 절묘한 시점이라고 살짝 귀뜸한다.
 안동종가음식의 이미지를 앞세운 (주)예미정은 브랜드 ‘예미정’을 향토 특산품을 기반으로 하는 또 하나의 국내식품 브랜드로 키워 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전통식품 가공공장 사업에도 나섰다. ‘안동간고등어처럼 또 하나의 전국 히트상품을 만들겠다’는 예미정의 실질적인 사업 목표가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경산1대학 김기희 교수는 “안동은 전통음식의 고장으로서, 안동간고등어, 안동소주를 필두로 안동찜닭, 안동헛제삿밥, 안동버버리찰떡, 안동식혜, 안동참마, 안동니껴바이오 등 이미 전국시장을 맹렬하게 개척 중에 있다”며 “종가음식으로 특화한 안동지역 향토식품 산업화의 가능성은 어느 때 보다도 높다”고 말했다.
 또한 “안동간고등어가 예미정 상표를 사용하고 있고 안동식혜와 안동참기름, 안동종가김치도 조만간 공동브랜드 사업에 뛰어 들 예정”이라며 또한 “영천돔배기와 군위콩잎김치, 달성하향주 등 경북도내 일부 특산품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안동 종가음식 사업은 보조사업자의 개별사업으로만 볼 수 없다. 전통식품 브랜드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동지역의 더 많은 특산품 업체들이 나서 동참해야 목표를 앞당겨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호 (주)예미정 대표이사는 “많은 지역 전통식품 업체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예미정 상표를 달면 제품이 날개돋힌 듯 팔려 나가는 때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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