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탓인지 `허섭쓰레기’는 `허섭스레기’의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 같다. 이광수의 `허생전’에도 이 낱말이 나온다.“봇짐을 싸되 허섭쓰레기는 내버리고 값나가는 것으로 제가 짊어질 만하게 싸 놓아라.”
며칠전 재활용 문제를 다룬 TV프로그램을 봤다.헌 옷가지에서부터 유리병, 페트병, 필름류 플라스틱, 종이….그야말로 허섭쓰레기들이 재생과정을 거치니 번듯한 재활용 상품으로 거듭 나고 있었다. 졸면서 보느라고 내용의 절반은 놓친것 같은데도 어느 분이 이런 말을 한 것 같이 기억된다.“우리 생활은 본래가 재활용이었다.” 맞는 말이다. 어린 시절 엿장수 가위춤 소리를 기다리며 모아두던 것들이 있었다. 떨어진 고무신, 찌그러진 양은 냄비. 빈병….단지 재활용이란 말을 몰랐을 뿐이다.
경북도가 쓰레기 직매립 `제로화’에 도전한다고 한다. 2020년까지 396억원을 들여 생활폐기물 처리 시설을 대폭 확충한다는 소식이다.해마다 늘어나던 재활용품이 처음으로 50.1%를 기록하자 내친김에 `0’에 도전하자는 의욕이 생긴 듯 싶다. 어제 신문에 난 갖가지 쓰레기 관련 숫자를 되짚을 필요는 없겠다. 이는 분명 `푸른 신호등’에 불이 켜진 것이다.
때마침 포항시는 쓰레기 봉투값을 19% 올리기로 했다.쓰레기 처리 대행 수수료도 올린다. 주부들에겐 그러잖아도 빠듯한 살림이 더 쪼들릴 일만 생겼다. 이럴수록 알뜰 주부들이 힘써 할일은 철저한 재활용 분류다.쓰레기줄이기에 이보다 좋은 지름길은 없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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