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할 인공지능의 진화… 이세돌 최선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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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할 인공지능의 진화… 이세돌 최선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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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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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과 기계가 맞붙은 세기의 두뇌 대결에서 기계가 기선을 제압했다.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한국의 이세돌(33) 프로 9단과 인공지능(AI)의 최강자 알파고의 특별대국 5번기 제1국에서 이세돌이 불계패했다. 이날 대국은 인류와 기계와의 끝판 머리싸움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인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역사적 대결을 취재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25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니 열기를 짐작할 만하다. 이번 대국은 이미 연산능력에서 오래전 인간을 넘어선 뒤 진화를 거듭해온 인공지능의 발전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기도 했다.
 바둑은 1997년 IBM사의 컴퓨터인 ‘딥블루’에 패한 서양장기 체스와 달리 경우의 수가 우주의 원자보다 많을정도로 다양하고 복잡하다. 바둑은 수 읽기도 중요하지만 판을 운영하고 상대의 승부 호흡을 읽는 직관력과 상상력, 결정적인 순간에 승부수를 띄우는 결단력,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심 등 인간 정신의 극한을 요구하는 것이어서 동양에서는 단순한 누뇌게임이 아니라 심신 수양과 깨달음의 과정인 도(道)의 경지에 두기도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이세돌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빗나가고 말았다. 이세돌은 대국전 5대 0이나 4대 1의 낙승을 자신했기에 바둑인은 물론 일반인의 충격이 컸다.
 이날 대국에서 이세돌은 특유의 의표를 찌르는 수로 알파고의 판단을 시험하는 등 초반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이었으나 중반이 지나면서 알파고의 승부수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비세에 몰렸고 끝내 돌을 던져야 했다. 이세돌은 5번기 첫판을 패배함으로써 승부의 중압감 속에서 나머지 대국에 임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알파고는 전투에서 이세돌의 공격을 결코 피하지 않았고, 승기를 잡은 이후의 반면 운영에서도 인공지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노련한 기량을 선보였다. 알파고는 세계적 인터넷 기업인 구글의 자회사 구글딥마인드가 야심차게 개발한 인공지능을 장착한 슈퍼컴퓨터이다. 종합적인 판단과 감각적인 대응까지 가능한 신경망까지 갖췄다.
 알파고는 인간이라면 평생 검토해도 불가능할 정도의 많은 기보를 단시일에 습득했고, 이를 통해 확률적으로 이기는 수를 찾아내는 심화학습 능력인 딥러닝 기능을 갖고 있다.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과 실전을 통해 실력을 계속 확장할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능력을 키운 알파고는 작년 10월 유럽 챔피언인 프로기사 판후이 2단을 상대로 5대 0 전승을 거둔 뒤 5개월 만에 10여 년간 세계 바둑계에서 최정상 자리를 지킨 이세돌에게 도전했다.
 우리는 이세돌이 끝까지 선전해 인류의 자존심을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에릭 슈밋 회장은 이번 대국에 앞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인류의 승리”라고 얘기했지만, 만약 이세돌이 패한다면 인간의 정신세계까지 기계에 정복당했다는 상실감을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자들은 최고 바둑 고수들이 알파고에 굴복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하지만, 그 순간이 좀 더 유예됐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삶의 편익이 증대되겠지만 현재 인간이 갖고 있는 직업의 상당수가 위협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선은 인공지능개발과 응용 등의 기술에서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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