龜尾, 첨단 OLED 도시로 날다
  • 김형식기자
龜尾, 첨단 OLED 도시로 날다
  • 김형식기자
  • 승인 2016.0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미국가산단, 하이테크 밸리로
▲ LG전자는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 내 오는 2017년까지 총 1조 500억원을 들여 P-OLED 신규공장을 건설한다. 이처럼 구미국가산단이 대기업의 차세대 제품생산 공장 부지로 변신하면서 노후공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전경 항공사진.

[경북도민일보 = 김형식기자]   구미는 ‘기업도시’다. 공단동 일원의 제1단지부터 현재 조성하고 있는 제5단지까지 총 5개 산업단지가 착착 들어서고 있다. 약 42만명의 구미 인구의 25%인 10만2000여명이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바람에 구미 시가지는 젊음이 넘치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반세기(47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대표 산업단지답게 명품 기업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공단 전체 면적이 69만8000㎡(약 21만1145평)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여러 생산 공장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이곳에 1조500억원 규모의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시가지는 온통 환영 일색이다.

▲ LG디스플레이(주)와 경북도,구미시 관계자들이 플렉서블 OLED 신규 투자와 행정 지원에 관한 투자 MOU를 체결한 뒤 손을 맞잡으며 협력을 다지고 있다.

 △ 구미 첫 OLED 투자… 지역경제 ‘가뭄에 단비’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은 사운(社運)을 건 미래투자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아직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축은 더 깨끗한 화질과 보다 얇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구현 가능한 OLED로 옮겨 갈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 투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7월 구미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LG디스플레이는 건설비 1700억 원, 설비비 7800억 원, 예비비 1000억원 등 2017년 상반기까지 총 1조500억원이 투자되는 P-OLED 신규 공장을 짓는다. 라인이 완공되면 월 2만장 규모의 6세대(1500mm×1850mm) 패널 생산용량을 갖추게 된다.
 지금은 그간 쓰지 않던 노후 설비를 P-OLED용 첨단 설비가 들어갈 수 있는 건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P-OLED는 기존 OLED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첨단 제품으로 기존 OLED에 쓰이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상상 속에서나 보던 ‘플렉시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런 제품들은 OLED TV와 함께 LG디스플레이의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힌다.
 신영철 LG디스플레이 구미경영지원담당 상무는 “그동안 OLED 패널 생산은 대형 제품 위주로 경기 파주시 파주공장에 집중돼 왔지만 이번 투자로 구미에서도 OLED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시는 이번 투자를 ‘가뭄에 단비’라며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첨단 공단으로 탈바꿈하는 기로에 서 있다.
 1980~1990년대를 주름잡던 섬유기업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2000년대 들어 가장 매출과 고용규모가 큰 기존 전자산업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노후 공단’으로 전락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기업의 대규모 신규 투자도 정체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구미시 투자통상과장은 “이번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구미시가 첨단 미래 산업단지로 다시 도약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구미국가산단이 대기업의 차세대 제품 생산공장 부지로 변신하면서 노후 공단 이미지를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오, 신소재 등 신산업 관련 공장을 유치하는 데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미 지역의 디스플레이 관련 전·후방 산업 활성화도 기대를 부풀게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유리 기판이나 필름, 디스플레이 생산 장비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이 OLED로의 변화에 발맞춰 소재와 생산방식을 바꾸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따라서 아바텍, 아바코, 대명ENG 등 구미지역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들도 신규 물량 수주를 기대, 재도약 채비를 하느라 야단이다.
 일본 도레이사도 최근 국가5산단에 1조6000억원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 신축 의향을 밝힌 이후 지난해 4월부터 신축 공사에 들어갔다.
 구미는 1970년대부터 전통적인 섬유·전자산업도시로 자리잡고 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는 3760만㎡로 내륙 최대다.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30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근로자도 11만여명이나 된다. 작년도 생산은 49조원, 수출 273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액은 경북 지역 전체의 65% 정도를 차지한다.
 

 △ 전통산업서 첨단 산단으로
 구미 역시 산업 구조의 일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섬유는 한때 구미 생산의 30%까지 차지했으나 지금은 그 비중이 5%대로 급락했다. 수출도 해마다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이같은 구미는 전통 산업이 빠져나가는 자리를 첨단 소재 산업으로 메우는 작업을 본격 진행 중이다.
 최근 디스플레이·태양광·탄소섬유 등을 중심으로 굵직굵직한 투자 유치가 착착 이뤄지면서 구미가 다시 뛰고 있는 것이다.
 구미는 10년 단위로 주력 산업이 바뀌는 아픔을 겪어 왔다. 1970~80년대엔 섬유와 전자업종이 대세였다면 1990년대는 전자·가전이 주력이었다. 2000년대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2010년대는 차세대 ICT(정보통신기술), 탄소섬유, 의료기기, 자동차 부품, 광학 등 첨단 업종을 유치하면서 구미의 미래는 푸르게 진행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 근로자들이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 입주 기업·근로자 수 해마다 증가
 전자 기업 중심인 구미 중소기업들도 의료기기 업체나 하이테크 자동차 부품 기업 등으로 업종 전환을 하고 있다. 2011년 1개사에 불과했던 의료기기 업체는 최근 30개 업체로 늘어났다. 200여곳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 기업들도 첨단 기술을 도입해 ‘하이테크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구미시 투자통상과 관계자는 “경쟁력이 뒤떨어진 전통 섬유업종이나 대기업 하도급 전자업체들이 첨단 업종으로 일대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 경제는 산업 구조 재편 중에서도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구미 산단 입주 기업은 2012년 2721개에서 2013년 2993개, 2014년 3113개, 2015년에는 3169개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근로자 수도 2006년 9만3960명에서 작년엔 11만1060명으로 늘었다.
 남유진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구미공단 재창조를 위한 대규모 기반 조성 사업들이 안정적으로 추진되고 있고, 지역 산업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사업들이 착실히 추진되면서 구미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구미 오랜 인연
 LG디스플레이와 구미시의 인연은 올해로 21년째. 1995년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전자 LCD사업부가 구미1공장에서 9.5인치 노트북PC용 LCD를 출하한 지 정확히 21년째다. 당시 LCD사업부의 매출은 15억원에 불과했다. 샤프, 히타치, 도시바 등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기업들과는 천양지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3년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1위로 성장할 때까지 구미는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후 파주시에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투자 여력이 분산되긴 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태블릿PC용 제품 생산 대부분이 구미에서 이뤄지고 있다.
 성장을 거듭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구미국가산단에서도 가장 많은 고용을 하는 기업이 됐다. 구미국가산단 전체 근로자 10만2000여명 중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이 1만4000여명에 이른다. 경비와 청소, 제품포장, 세정공정 등 협력사 고용인원까지 포함하면 2만5000여 명이다. 전체 고용의 약 25%가 LG디스플레이의 구미 투자로 일자리가 창출됐다. LG디스플레이 외에도 LG전자 LG이노텍 LG실트론 등 LG그룹 전자 계열사들도 구미에 공장을 두고 있다. 시민들은 “구미는 사실상 LG의 도시다”라고 입을 모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