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모천 회귀 여건이 이토록 나빠진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첫손꼽는다. 동해 바닷물 온도가 유달리 높아지고 있으나 연어는 이에 적응하지 못해 바다로 나가면서부터 떼죽음을 하고 있다. 용케 살아남아도 돌아오는 과정에서 연안 정치망에 걸리고 불법 어로에 대량 희생되고 마니 회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게 돼 있다. 울진 왕피천, 평해 남대천, 영덕 송천 같은 동해안 18개 모천에서 연어의 모습을 구경하기조차 힘든 시기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이 정도로 참담해진 환경은 한마디로 비극이다.
이제는 관계 전문가들의 다급해 하는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어제 본보는 이채성 영동 내수면연구소장의 입을 빌어 필요한 대책을 보도했다.현재의 여건은 여러모로 보거나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인공부화 시설에서부터 치어생산 방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정부가 서둘러 해야 할 일은 널려 있다시피 하다. 지자체만이 힘으로 감당하기엔 벅찬 상황에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지자체는 팔짱끼고 앉아 강건너 불구경하 듯 해도 되는 것일까. 정부는 정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게 마련이다. 당장 무분별한 골재채취에 따른 환경 훼손만 막아도 연어의 회귀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강바닥을 박박 긁어 생태계를 파괴해놓고 연어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걱정만 한다면 이보다 더한 코미디가 어디 있겠는가.
지난 38년 동안 관계기관이 방류한 연어 치어는 3200만 마리에 가깝다. 이 가운데 회귀하는 연어 포획량은 4만2000여 마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전국을 통틀어보면 2억75만마리 방류에 166만마리 회귀다. 참으로 실망스러운 숫자다. 연어의 산란기는 10월이다. 울진 왕피천을 비롯한 모천으로 돌아오는 연어 떼가 장관일 정도로 가득하게 만들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동해의 수온이 유달리 높은 이유부터 알아 내는 것도 그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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