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안된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죠”
  • 경북도민일보
“다들 안된다고 했지만 포기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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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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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최고가수상 받은 한국인 `니키 리’ 
 한국데뷔 실패후 대만서 활동 “못생겼다” 투자 거절당해
“노래 하고싶다” 일념으로 오른 자리…한국서 앨범내고파

 
 
16일 밤 11시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진행된 중화권 최고 음악시상식 `골든 멜로디 어워즈(Golden Melody Awardsㆍ금곡장)’ 행사장.
 이날 시상식의 마지막 부분에 대상에 해당되는 최우수 남자가수상 수상자로 `니키 리’가 호명됐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시상식에서 최고상을 받는 순간이었다.
 19일 오후 전화로 만난 니키 리(본명 이철구ㆍ27·사진)는 시상식이 끝난 지 사흘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감격에 겨운 목소리였다.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터라 한국어에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또박또박한 말투로 수상의 감동과 대만 활동 과정등에 대해 말했다.
 “대만에 처음 왔을 때 현지 언어를 하지 못해 슬픈 적이 많았어요.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대만에 왔지만 친구들도 없어서 외로웠죠. 특히 솔로 음반을 내고 싶었지만 대만 음반사에서 `얼굴이 잘생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거절했어요. 소속사에 `이 가수에게 투자하지 말라’고 까지 조언했을 정도입니다.”
 대만에서 숱한 고생을 겪고 최고 가수에 올랐지만 사실 그의 고생담은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에서 이미 음반을 냈다가 `망한’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생후 6개월 때 부모님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1997년 LA에서 솔리드의 정재윤을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 교회에서 노래를 하던 그를 본 정재윤이 가수 데뷔를 제의한 것.
 대학(롱비치칼리지 레코드엔지니어링 전공)을 중퇴한 후 1998년 한국에서 3인조남성 그룹 보이스(Voice)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너만의 천사가 되어’라는 곡이 어느 정도 히트했지만 그룹의 인지도는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그는 2000년 솔로 음반 `세인트(Saint)’를 낸 후 한국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시작한 음악 활동인데 결국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이었어요. 미국에서는 (정)재윤 형을 따라다니며 작곡 등 음악을 더 배웠어요. 그러다가 재윤 형이 LA보이스 출신 제프리와 함께 대만에 세운 기획사 마치 엔터테인먼트그룹을 통해 대만에서 활로를 찾게 됐습니다. 중국어든 어떤 언어든 노래만 할 수 있다면 다 괜찮다는 심정이었죠.”
 니키 리는 2003년부터 대만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정재윤이 음반 프로듀싱을 도맡았다.
 스탠리, F4 출신 바네스 우 등 여러 가수와 마치라는 이름의 그룹을 이뤄 음반 3장을 냈다.
 “가능성이 없다”는 음반사의 편견을 딛고 2005년에는 솔로 1집 `섀도(Shadow)’를 냈다.
 이후는 승승장구. 대만 방송사 TVBS, 온라인 음악 사이트 KKBOX 등에서 주최한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그런 상승세를 등에 업고 최근 2집 `아이엠 유어베이비(I’m Your Baby)`로 마침내 중화권 최대 시상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상 받고 나서 제프리 형과 부둥켜 안고 울었어요. 끝까지 저를 돌봐준 재윤 형도 너무 고마웠습니다. 아직 대만에 한번도 오시지 않은 부모님 얼굴도 떠올랐죠.”
 그가 주로 부르는 장르는 R&B다. 앞으로도 이를 바탕으로 한 힙합과 발라드에 주력할 예정이다.
 “재윤 형이 훌륭한 곡을 써 주고 있어요. 또 대만 사람들이 최근 R&B 장르를 좋아하고 있죠. 제 운이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현지에 연고가 없는 한국인이 가수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대만 사람들은 외국인에 대해 상당히 마음이 열려 있어요. 제가 한국 사람이지만 모두들 잘 해줍니다. 저도 활동할 때 한국인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고, 이런 사실을 대만 사람들도 잘 알아요”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대만에서는 지난해 첫 번째 콘서트를 열었고, 다음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언젠가는 한국에 돌아가서 음반을 내는 게 꿈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재윤 형이 일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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