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의 편견, 땀으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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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의 편견, 땀으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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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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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리 쇼’ 메이 리, 한류 취재차 방한
CNN 여성앵커 거쳐 월드 토크쇼 제작

 
 “열심히 일하는 것(hard work), 그것이야말로 미국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극복하는 비결입니다.”
 뉴스전문채널 CNN의 첫 한국계 여성 앵커였고 오프라 윈프리가 만든 여성 토크쇼의 사회자를 맡는 등 언론계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일대에서 방송되는`메이 리 쇼’를 제작ㆍ진행하는 메이 리(May Leeㆍ41·사진)는 성공 비결을 묻자 단박에 이같이 말했다.
 다음달 중순께 방송할 한류 특집을 제작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숙소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짬을 내 연합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리는 배우 김태희와 디자이너, 스타일리스트 등을 만난 후 24일 싱가포르로 돌아간다.
 “제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비결이 없지요. 지금까지 저는 제가 여자라서 못한다는 편견을 심어주지 않았습니다. 겁먹지도 않았고요. 그렇게 도전을 즐기다보니 제게 기회를 주더군요.”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난 그는 두 살 때부터 3년간 서울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코네티컷주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있는 밀스 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지방 방송국의 조연출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그때 전 무엇이든 다 했습니다. 카메라맨이자 기자였고 작가, 운전기사 역할도 했지요. 그러다 좀 더 큰 방송국으로 옮겼고 그때 일본 NHK의 눈에 띄어 도쿄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CNN의 도쿄 특파원을 맡았고 본격적인 언론계 경력을 쌓기 시작했지요.”
 그는 고베 대지진을 비롯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미국의 9ㆍ11 테러, 2005년 아시아 지역의 쓰나미 참상 등을 취재했고 고(故)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 의장,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 배우 우마 서먼 등을 인터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뷰 대상은 모니카 르윈스키였지요. 아주 착했고 솔직했으며 진실했습니다.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지요. 그녀는 악의도 없었고 마귀도 아니었습니다. 우린 곧 친구가 됐지요. 그녀 덕에 저는 사건을 다른 각도로 볼 수 있었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그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렇게 대단한 카리스마를 가진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정력적이고 역동적인 그의 스타일이야말로 인기를 유지했던 비결이 아닌가 하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라파트는 아주 무서웠지요(He was very scary). CNN이란 매체에 대해 편견을가졌을 수도 있고 당시 막 선출된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의 가자 지구 정책에 크게화가 나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인터뷰였고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기자 지망생에 대한 조언을 청하자 “왜 기자를 하려는지 확실한 근거를 대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화려하고 쉽게 유명해지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그것은 기자라는 직업에뒤따르는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지요. 기자 직업은 아주 어렵고 희생이 뒤따릅니다. 열정 없이는 안됩니다. 그래도 하겠다면 아주 좋은 직업입니다. 날마다 새롭기(No day is the same) 때문이지요.”
 조언 가운데는 현직 기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도 있었다.
 “전화 한 통화만 해보고 그냥 포기하는 기자들이 많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하는 것이 좋은 기자가 되는 길이지요. 끈질겨야 합니다.”
 왜 기자가 됐느냐고 묻자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었다”면서 “유명해지고픈 생각은 전혀 없었고 이야기를 전하는 것, 특히 TV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많아 이렇게 됐다”고 대답했다.
 기자에서 여성 앵커로 바꾸고 자신의 프로덕션을 설립한 이유를 묻자 “2004년 아시아에 돌아왔을 때 (미국 CNBC 아시아 앵커) 여성 채널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당시 아시아의 여성계는 막 눈을 뜬 상태고 곳곳에서 여성의 진출이 활발해지는 시기였는데, 그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성 토크 쇼의 성공을 예감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속했을 때는 맡은 일만 하면 됐지요. 막상 회사를 세우고 보니 모든 게제 책임이더군요. 재무는 물론이고 고용, 판매, 협상 등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정말 피곤합니다(웃음).”
 리는 5월 `로터스 미디어 하우스’라는 프로덕션을 세워 토크쇼를 제작, 싱가포르 케이블TV 스타월드와 홍콩 위성방송 스타TV 등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한편 국내의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인 CJ미디어는 `메이 리 쇼’를 수입하기로 결정하고 적절한 방송 시기를 검토 중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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