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 없는 바다 생물 가운데 하나는 해파리다. 새우처럼 영양식품도 못되는 데다 못된 짓만 골라서 하니 사랑을 받을 수가 없다.마치 갓처럼 생긴 것이 웬 더듬손들은 그리도 많은지…. 어쨌든 기괴한 생김새다. 그런 지경이면 유순하기라도 하든지 톡톡쏘는 성깔머리마저 영 밉상이다.올여름 유별나게 늘어난 해파리에 쏘여 혼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겐 더욱 `비호감’일 게다. 그래도 해파리를 “살아있는 노리개”가운데 하나로 노래한 시인이 있기는 하다.
울진원자력 발전소가 보름달물해파리와 새우떼 때문에 발전에 자주 어려움을 겪는다. 올해에만 겪는 일도 아니다. 2001년 이맘때엔 3500곘이나 되는 해파리떼가 취수구를 통째로 막아버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취수를 못하니 발전이 안될 것은 뻔한 순서. 이 탓에 하루 피해액이 70억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해파리와 새우가 떼로 몰려들면 울진원자력발전소 전직원 300여명은 밤을 꼬박 새워야만 한다.한번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게 아닌 까닭이다. 1992년 이후 지금까지 해파리 때문에 발전이 정지되었거나 출력을 낮춰야 했던 일이 14번이나 있었다고 한다.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원자력 발전소가 미물 해파리떼에 손을 들다니 세상 이 치가 참 기묘하다 싶다.하늘에선 첨단 항공기가 `새대가리’에 겁먹은 눈이 되고 만다.그런데도 `자연 정복’이라니 말이 되나.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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