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내려놓으니 가벼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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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내려놓으니 가벼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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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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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고통 딛고 8집 `내려놓음’ 발매
자작곡 수록…싱어송라이터 한발짝 가까이
`발라드 여왕’보단 `꾀꼬리’ 소리 더 좋아
 
이수영(28·사진)은 4월 생애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았다. 전 소속사와의 소송 등으로 2년간 크고 작게 시달린 우울증 탓이다. 약을 복용하자 급격하게 식욕이 떨어져 살이 빠지고 불면증에 시달렸다.
5월부터 8집 녹음을 시작했지만 소리에 감정이 실리지 않았다. `이때 처음으로 가수를 하면 안되나’란 생각이 들었다. 음 배열, 박자만 있고 노래에 생명이 없었다. `영혼을 담아 노래하는 게 힘들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우울증이면 부끄러워 말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 해요. 억지로 노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더군요. 그때 녹음한 건 못 쓰죠. 기도와 치료로 그 시기를 거친 후부터 하루 한 곡씩 놀라운 속도로 녹음했어요.”
정신적인 시련을 넘은 8집 제목은 `내려놓음’이다. 연예계에서도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한 선교사의 책을 읽고 `이수영’이란 이름과 관련된 모든 것이 욕심임을 깨달았다.
“노래하는 게 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어요. 건강도 한순간에 잃을 수 있듯이 어느 날 목소리가 안 나오면 가수를 할 수 없잖아요. 손에 쥐고 있다고 다 내 것이 아니었던 거죠.”
30살이 다가오는 길목에서 그는 또 한번 인생 공부를 한 셈이다. 심리 상태가 고스란히 음반에 반영됐다. 수록곡이 `이수영표’ 발라드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멜로디도 가볍고 창법도 체중 감량을 했다. 편안해졌다.
“예전과 다르게 들리는 건 대중에게 익숙했던 나만의 박자와 그루브(흥), 또 음을 끌고 당기는 폭이 심해 노래에 긴장감을 줬는데 이 모든 걸 내려놓았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8집 프로듀서를 맡은 작곡가 황성제가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타이틀곡 `단발머리’는 포크록과 아일랜드 음악을 접목했다. 밴드 두 번째 달의 음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뮤지션 하림의 아일랜드 전통악기 휘슬 연주를 가미했다. 이국적이다. 자신의 머리 스타일도 단발로 싹둑 잘라 연예계에 불어닥친 `단발령’에 가세했다. “머리카락을 내려놓는 것도 힘들었다”는 엄살도 부린다.
가장 큰 수확은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는 점. 데뷔 이래 처음 자작곡 `살랑살랑’을 수록했고 대부분의 곡을 작사했다. “1년간 통기타를 본격적으로 배웠다”는 그는 “간단한 기타 코드 몇 개 짚어서 `살랑살랑’을 썼다”며 “신나는 느낌의 곡으로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을 담았다”고 한다. 인터루드 트랙인 `러러바이(Lullaby)’에선 작곡ㆍ편곡ㆍ기타에 가세했다.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건 축복임을 잘 알고 있다.
크리스천답게 하나님에 대한 찬양도 담았다. 서울 문정중학교 동창인 배우 김유미가 목소리 참여를 한 `헤븐(Heaven)’은 하나님을 남자친구처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CCM 넘버인 `다 이루었노라’ 작업이 끝난 후엔 황성제, 작곡가 김현서 등과 함께 예배를 드린 후 모두 울고 말았다.
“우리 모두 즐겁게 작업해 한층 건강해졌어요. 함께 불현듯 한강으로 달려가기도 했고, 녹음 스튜디오에 모기장을 쳐놓고 수박을 먹으며 여름을 났죠. 며칠 전엔 강원도 평창으로 여행도 다녀왔어요.”
그러나 음반을 완성한 이상, 이제부터 가요계에 불어닥친 발라드 전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7집까지 내며 약 300만 장을 판매한 이수영이지만 매번 새로운 시험대다.
“한장 한장 음반을 낼 때마다 이전 노래들을 쭉 들어봐요. `아무것도 아닌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신기하죠. 가장 많이 변한 건 음색이에요. 예전엔 그냥 노래해도 소녀의 느낌이 났는데 이젠 흉내내야 해요. 살짝 서글프기도 하고요. 스스로를 토닥여요.”
이수영은 `발라드의 여왕’ `여제’가 아닌, 동료 가수 조PD가 4집 활동 때 붙여준 `발라드 꾀꼬리’란 타이틀이 마음에 쏙 든다고 했다. 다른 수식어는 여전히 부담이다.
“1999년 데뷔해 9년째 활동하면서 가수가 됐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큰 선물인 것 같아요. 물론 평범하게 누릴 수 있는 걸 어렵게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잃은 것도 있을 텐데 기억이 안 나네요. 아, 최근 뒤통수를 크게 맞은 일은 있었어요.”
바로 동갑내기 친구 박경림과 서민정의 갑작스런 결혼. 그간 주위에 결혼한 친구가 없었던 이수영에겐 우울증을 도지게 할 사건이었다. “처음 부케를 받아보는데 7월에 한번, 8월에 한번 받았다”며 가끔 꺼내보이는 `개그의 피’를 발산한다. 함 받아주고, 사진 찍고, 축가 부르고 할 건 다했다며 투정을 부린다. 질투가 난다면서도 눈은 웃고 있다.  “제 배우자는 크리스천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은 분을 만난 적도 있는데 다른 세상에 사는 느낌이었어요. 물론 사랑에 빠지려면 상대의 매력이 우선이겠죠. 근데 저, 주위에서 눈이 너무 낮대요. 정신차리고 이전 `남친’들을 떠올려보니 외모, 외적인 조건 모두 제3자가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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