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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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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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옳고 그름 판단기준을 내편 네편 진영논리에다 적용
정의의 가치를 뿌리채 흔들어
지금의 우리사회 정의는 없어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사회
구석까지 강처럼 정의 흘러야
진정 행복하고 강한나라될 것

정의(正義)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 간의 올바른 도리 또는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를 뜻한다. 한자어 의미로 따지면 바를 정(正)은 수식어로 사용되었을 뿐 옳을 의(義) 즉, “옳다”는 이 한 마디가 정의로 표현되고 있다.

맹자는 정의에 대하여 자기의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타인의 옳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라고 갈파했다. 서양에서는 정의를 저스티스(justice)라고 하며 위법과 준법 행위의 잣대로 통용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다변화된 현대사회에서 정의의 의미를 획일적으로 단정 짓기는 매우 어렵다. 복잡한 사회구조와 다양한 가치관들이 충돌하면서 분배, 평등, 불평등, 능력, 노력, 필요, 합당한 보상, 공정성 등의 요소들이 결부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의의 개념에 대한 난해한 학술적 고찰이나 철학적, 심리적 해부를 제쳐두고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정의란 무엇인가? 바로 개인적, 공적, 사회적 행위의 상호작용 속에서 사회 통념상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공적이며 응보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에리히 프롬은 정의란 사람마다 정당한 대가를 주기 위한 것이지, 결코 개인이 불의하거나 불가한 권리의 실현을 무조건 주장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사회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과 맞지 않는다고 하여 부당한 행위를 한다면 국가는 혼돈 속에 빠지고 존립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적인 영역에서 사회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통제장치로 법이 만들어졌고 현대사회에서 법은 정의를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 직접적인 기능과 수단이 되었다.

요즘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그 누가 보더라도 도저히 모를 수 없는 사실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거짓말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일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를 대하는 정치권과 지지자들의 태도를 보면 이 나라에서 정의가 실종된 듯하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 옳고, 다른 조직의 이념은 무조건 배척하는 진영논리를 넘어서서 막무가내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국 사태는 진영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법과 정의의 문제이다. 보편적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을 내편이냐 네 편이냐에 따라 서로 다르게 적용하여 사회정의의 개념과 가치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여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비리를 덮고 옹호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지지자들은 “조국 힘내세요”란 말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힘을 내란 것인가! 비리를 감추는 데 힘을 내란 것인지 이해 불가다.

정의롭지 못한 국가는 결국 무너진다. 이에 대해 저명한 철학자 존 롤스는 “사회체계의 제1 덕목이 진리이듯, 정의가 사회제도의 제1 덕목이 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의 사회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하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고, 이것은 커다란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일으켜 결국 붕괴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정의의 적용이 정부의 가장 튼튼한 기둥이다”라는 신념으로 오늘날 미국이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는 기초를 놓았다. 정의로운 사람이 결국 성공하고 정의로운 국가가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된다.

성경에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말이 있다. 신에게 바치는 귀한 제물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정의롭게 만드는 것이 창조주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던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거리와 사회 구석까지 정의가 강같이 흐르는 나라가 진정 강하고 행복한 나라이다.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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