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제17대 대통령선거 무소속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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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제17대 대통령선거 무소속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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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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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수재다. 경기중·고에 서울법대, 판사,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 야당 총재, 대통령 후보 두 차례가 그의 경력이다. 보통사람의 머리와 지혜로는 가까이 갈 수 없는 화려한 경력이다.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패배해  본인 말처럼 “역사의  죄인”이 됐지만….
 이 전 총재가 그 좋은 머리로 `대선 출마’를 골똘하게 연구하는 모습이다. `세 번째’ 출마다. 입만 열면 “정권교체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친북-좌파세력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나라를 바로 세우자”가 그의 간절한 소망이다. 어디에도 본인의 출마 얘기는 없다. 그렇다고 “이명박 후보를 중심으로”라는 말도 벙긋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집권을 주장하면서도 공식 후보인 이 후보를 띄우는 데 지극히 인색하다는 인상을 준다.
 이 전 총재로서는 이 후보를 `불안한 후보’로 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이 후보 앞에 `BBK 김경준’이라는 시한폭탄이 기다린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김경준이 귀국하면 모든 것을 다 불 것(if he goes, he sings)”이라는 예고도 나와 있다. 국민의 60% 이상은 “이 후보가 김경준 청문회에 출석해야한다”고 믿고 있다. 50%를 상회하는 이 후보 지지율이 언제 어떤 곡선을 그을지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다. 김경준 씨 귀국은 11월 말이 될 것이다.
 이 후보 지지율이 폭락이라도 하면, 한나라당으로서는 후보를 교체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11월 25, 26일 이미 후보등록이 끝나기 때문이다. 박근혜 카드를 부여안고 발을 동동 굴러도 별 수 없다. 여기에 `이회창 무소속 후보’의 존재가치가 부여된다는 게 측근들 주장이다. 이명박 낙마에 대비하는 범보수 예비후보가 있어야한다는 것, 마침 10월 25일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 전 총재의 출마에 찬성하는 답변은 29.7%나 나왔다. 특히 대전-충청은 대선출마 찬성이 42.9%로 반대 22.8%를 압도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출마 반대가 52.2%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긴 하지만.
 그러나 이 정도로는 `대권 3수’의 이유가 될 수 없다. 이 후보 지지율이 여전히 50%를 상회하고 이런 저런 의혹에도 변동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 전 총재 주변에선 `이명박 신변 위기설’을 입에 올린다. 야당에게 정권을 넘겨 줄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는 범여권이 이 후보를 `구속’해서라도 선거를 이기려할 것이라는 얘기다. 청와대가 야당후보를 고소한 것 등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도 이명박 집권을 결사저지하려 나설 것이라는 논리를 제시한다. 10월 2~4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다녀온 민간기업인들은 북한 관계자들이 남한 대선에 지나친 관심을 기울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이명박 집권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고 전한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도 있다. 바로 `이명박 저격설’이다. 보수논객인 조갑제 씨가 공개적으로 경고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뭘 근거로 내놓든 이 전 총재로선 `대선후보등록’이 손해날 게 없는 장사다. 이 후보가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지금의 지지율을 유지하면 그 건 그 때 고민해도 된다. “정권교체를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적정 타임에 후보 사퇴를 할 수도 있다는 애기다. 그의 주머니엔 정치적 지분이라는 현찰이 두둑하게 들어 올 것이다. 두 번의 대선 패배로 죄인처럼 살고 있는 그로서는 `친북 좌파’로 부터 정권을 빼앗아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절실할지 모른다. 반대로 자신의 지지율이 이 후보를 능가할 경우 이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입장이 되지 않는다고 미리 예단할 필요도 없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그의 출마가 오히려 좌파정권 연장을 돕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특히 1997년 두 번의 대선에서 보수 세력의 분열을 막지 못해 정권을 넘겨준 그가 이번에는 보수 세력의 분열에 앞장섬으로써 또 한 번의 패배를 자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특히 이 전 총재가 움직이면서 박근혜 전 대표 지지층이 동요하기 시작한 것도 불길하다. 지금은 정치적 계산을 앞세워, 그리고 남의 잠자리에 들어가  못 다 이룬 꿈을 펼쳐보겠다는 망상을 할 때가 아니다. 이 전 총재는 자신의 부족함으로 좌파에게 넘겨준 정권을 되찾아 오는 데 정성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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