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의 총탄도 허용하는 우리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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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군의 총탄도 허용하는 우리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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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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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칼럼

지난 3일 오전 비무장지대 안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났다. 북한군이 우리군 초소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이다. 우리군 감시초소 외벽에는 4발의 총탄이 박혔다. 우리 군은 경고사격을 하며 사격중단 방송까지 했다. 그런데 우리 군의 발표가 아이러니하다. 북한의 총격행위는 군사합의 위반이나 의도적 도발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북한의 사유는 들어보지도 않고 의도적인 해석을 먼저 꺼내놨다. 적군에서 총알이 날아왔는데 의도적 도발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인가.

지난 2018년 북한과 남한은 9·19 군사남북합의로 양측의 최전방의 감시소초를 철거하기로 하고 각각 11개의 초소를 완전 철거했다. 북한은 우리보다 약3배 가까이 많은 숫자의 초소가 있었지만 우리는 이에 대한 말도 하지 않고 동수의 초소를 제거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 초소에 적의 총알이 박혔다는 것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무엇보다 정전국가에서 총알이 날아와 적진에 박힌다는 것은 전쟁의 신호탄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근 20여 일간의 김정은의 잠행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후 바로 접경을 마주한 비무장지대의 총격은 우리나라의 입지를 세계만방에 알리는 토픽이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북한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나라로 위험한 이미지를 갖게 한다. 뿐만 아니라 공격을 당한 우리나라의 처세가 더 문제이다. 총격과 동시에 경고사격을 한 것은 잘했는데 군 당국의 발표가 그렇다. 군사합의 위반임을 명백히 하고 이에 대한 추궁을 하고 응징을 하는 것이 바른 대응인데 온갖 정황을 붙여가며 의도적 도발가능성이 낮다는 공식발표를 하는 것은 우리 군대의 발표가 아닌 북한군대의 발표문이다. 적군의 응사에 유효사거리 밖에서 발사되고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등의 구실이 왜 필요한가. 우리 측에 총탄이 날아왔음에 항의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맞다.

군사분계선을 마주하고 있는 남북의 초소는 화기를 장전해 두어 정비를 하면서 오발사고가 일어난 선례가 있다. 따라서 사건의 발표 후 의도를 확인하고 사유를 밝히는 것이 수순이다. 이러한 위험천만한 사고가 언론사의 집중을 받지도 못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너무 오랜 시간을 매너리즘에 빠져서 해이해진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우리 군은 정신을 바싹 차리고 군대 기강부터 바로잡아야 겠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문제다. 누가 우리를 대신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군대가 지켜야 한다.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겠지만 언제고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전쟁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전쟁의 준비가 완벽히 이루어져야 한다. 잘 훈련된 군대와 정비된 무기 그리고 이상적인 전략이 고루 갖춰져야 전쟁이 이를 넘어서지 못한다. 38선이 나눠진 이후 우리나라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 자주 국방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우리는 자주국방을 하고 있는가.

정부가 나서서 남북평화를 주장하며 북한의 손을 끌어가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9.19남북합의로 우리가 통일에 한발 앞서 나섰다고 하는데 만일 이것이 허술한 전방을 만들고 우리 군의 약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가. 남북합의를 통하여 우리는 군대복무 기간을 줄였고 의도치 않게 한미훈련도 줄어들었고 군대내 휴대폰 허용 등 예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할 변화가 만들어 졌다. 입대하여 첫 훈련부터 제대하기까지 기간이 총 1년 6개월의 사병이 전쟁에 참가한다면 얼만큼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한국전쟁 직후에는 군대복무기간이 36개월 이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딱 절반의 기간으로 줄었다. 기간이 단축되면 더 압축된 훈련으로 정예화해야 하는데 군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비리와 성폭행 등의 추문만 들려오니 먼저 정신 차려야 할 것이 지휘관들이다. 사병들은 지휘관의 통솔 하에 있으니 먼저 기강을 잡고 군대를 정비해야 한다. 북한문제에 여지를 두지 말고 미리 선수를 두지말자. 그들은 미사일 도발에 이어 김정은 마저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북미회담의 소강상태에서도 미국의 눈을 꼭 잡아두며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지난 며칠간 김정은을 두고 얼마나 많은 말들이 생겨났는가. 그가 건재한 모습으로 그 많은 썰들은 들어갔지만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린 말들을 생각해 봐야 한다.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 면전에서 웃음을 보이며 뒤에선 어떤 목적을 들이밀며 웃음의 대가를 요구하는지 살펴야 한다. 자주국방에 요행을 바라지 말고 평화를 원하는 만큼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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