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정치실험 여야협치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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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정치실험 여야협치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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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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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소속 광역 자치단체장인 권영진 대구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의락 전 국회의원에게 대구시 경제부시장 자리를 제안해 화제다. 코로나19 긴급 생계자금 오지급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승호 경제부시장 후임으로 홍 전 의원 영입을 추진 중이다. 야당 소속 단체장이 여당 국회의원 출신 인사를 부단체장에 영입하려는 일이 전례가 없고 보면 이번 일이 지역을 떠나 정치권 전체에 던지는 파장이 적지 않다.

권 시장이 홍 전 의원을 영입하려는 것은 대구가 느끼는 정치적 고립감 해결을 위한 키맨의 필요성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4·15총선에서 김부겸·홍의락 등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대구에서 모조리 고배를 마시면서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끊기고 말았다. 이에 따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위기에 처한 대구시가 정치적인 고립을 탈피해 지역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해선 당정과의 소통채널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홍 전 의원 영입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홍 전 의원이 국회의원 시절 대구시 예산확보에 많은 도움을 준 것도 영입 배경 요인으로 작용했다.

권 시장의 제안을 놓고 지역 정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야당 의원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중앙정치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한 치 양보 없는 대치전선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에서 여야가 정치적 이익을 떠나 협치 모델을 선보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제 공은 홍의락 전 의원에게 넘어갔다. 홍 전 의원이 지금까지 대구를 위해 펼친 의정활동을 상고해보면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거절할 명분을 찾고 있지만 대구의 처지를 생각하면 도망갈 길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그래도 2~3일은 혼신의 힘을 다해 (제안을 거절할 명분을) 찾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의 대구사랑이나 현재 돌아가는 정치권의 분위기로 봐선 금명간 경제부시장직을 수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권 시장의 제안은 정치권에 ‘당과 정치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만약 권 시장이 개인의 입장이나 당리당략을 먼저 생각했다면 여당 출신 국회의원에게 부단체장직을 제안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이 있고 당이 있듯이 국민의 삶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이익은 뒤로 하는 것이 마땅하다.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처한 대구 경제를 살리고 대구시민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중앙정부·여당과의 소통채널 복원이 절실하다. 이러한 절박한 상황에서 작은 이익을 과감히 내던질 줄 아는 권 시장의 대의(大義)정치가 돋보인다. 대구시장의 이번 정치실험이 중앙정치권에까지 선한 영향을 미쳐 여야 간 협치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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