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낙선한 이회창 후보는 현실정치를 계속할 의미를 잃었다. 그는 무소속 후보였지만 “정권교체”를 외쳤고 그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우파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진보-좌파로부터 10년 만에 정권을 찾아온 것이다. 결국 이회창 후보의 희망은 이뤄졌다. 그렇다면 정치판에서 조용히 물러나는 게 도리다. 신당을 만들어 총선에 뛰어들겠다는 그에게서 `노추’와 `노욕’이 묻어난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언제까지나 국민과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치를 손에서 놓지 않겠다는 얘기다. 정치를 계속하려면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그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대선에 두 번 세 번 도전할 요량인지 모른다. 이회창 후보의 정치판 진입도 위안이 될지 모른다. 그가 정치를 하건 말건 그의 자유다. 그러나 정 후보는 최소한 김경준 사기극에 운명을 걸다시피 하며 선거판을 어지럽힌 책임에 대해서는 분명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 사과와 함께 최소 1~2년만이라도 자숙하고 재충전하는 기간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또한 마찬가지다. 그의 목표가 대통령 선거라기보다 `국회의원선거’에 있었지 않았나 의심을 금할 수 없다. 그가 얻은 5%의 득표율이 만만치 않다고는 하지만 선거가 지난 5년에 대한 평가라는 의미에서 그는 변칙 후보였음을 숨길 수 없다. 돈키호테 같은 후보의 등장은 정치의 예측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대선이 끝났다. 정치권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해체와 통합신당 창당 같은 정치공학, 그리고 대선 재수, 3수와 같은 부끄러운 도전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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