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때 일이니 황소개구리 소리는 아니었을 테고 토종개구리떼가 나라를 지키는 데 한몫을 한 셈이다. 개구리는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생존수단인 겨울잠까지 포기하고 나라를 지켜낸 개구리떼에게 무슨 포상은 없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옛날엔 짐승에게도 상을 내리는 일이 가끔 있었으니까.
동지도 지나 한겨울로 접어든 때에 뚱딴지 같은 생각을 해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청송·영양·봉화 일대 토종 개구리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전문 포획꾼들은 쇠파이프, 배터리에 도끼까지 들고 다니며 개구리들을 잡아들인다고 한다. 모기를 보고 칼을 빼든다는 다더니 개구리잡이 기구치고는 살벌하다. 그 도끼가 자연까지 망가뜨릴 것은 미뤄 알만한 일이다.
일부 주민들까지도 개구리 잡이로 돈벌이를 한다고 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접대용 개구리 조달에 일부 공무원들까지도 앞장선다는 사실이다. 참으로 못말릴 사람들이다. 개구리 값은 1㎏에 3만원. 냉동고엔 동면하다 횡액을 당해 영면에 빠진 개구리들이 수십㎏나 들어 있다.
먹을 게 없어 주린 배를 움켜쥐고 살던 시절도 아니다. 멀쩡한 음식쓰레기가 지천인 세상에 개구리까지 먹어가며 뱀노릇을 해야 하는가 싶다. 보신도 좋지만 잠든 개구리에게까지 군침을 흘리는 것은 너무 심하다.`개구리 동면 방해죄’를 엄벌하는 법률을 따로 만들든지 해야지 솜방방이 처벌로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다. 개구리 멸종에 앞장서는 공무원들부터 각성해야 한다. 꼭 개구리 시체를 진상해야 앞길이 열리는지 자못 궁금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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