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최근 단행한 4·5급 전보인사가 도마 위에 올라 있다. 유능한 공무원이 개인 감정을 가진 소수 민원인의 덫에 걸려 좌천됐다는 것이다. 지금 세간의 이야깃거리인 `영혼 없는 공무원’과는 반대형 인물이 참소에 걸려 피해자가 됐다는 주장일 것이다. 송도 동장이 대보 면장으로 발령된 이번 인사에 분개한 주민들은 집단시위까지 벌일 계획이라니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게 생겼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현역 포항시의원이 주민들 편을 들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장복덕 의원은 “공무원의 거취가 주민 몇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면 공무원들의 설자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신행정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마지막 피해자는 포항시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 의원의 지적은 비록 장외(場外)말언이기는 하나 사리만은 분명해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포항시의 이러한 인사파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 모양이다. 2006년에도 동장을 교통단속요원으로 발령했다가 1년 뒤 면장으로 복귀시킨 일이 있다고 한다. 그때도 몇몇 사람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보도됐다. 이상 두 가지 사례를 놓고 보면 포항시엔 음해가 많고, 당국은 확인 절차가 허술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게다가 박승호 포항시장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불만 또한 날이 서있는 상태임이 감지된다. 인사는 것이 본래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는 게 속성이다. 희비가 엇갈리고 심할 경우 사직서까지 쓰는 사람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사태를 막고 다수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인사를 하려면 공정해야 하고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모든 인연을 뿌리치고 선도(鮮度)높고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한다면 잡음이 일어날 일이 없을 것 아닌가.
이번 포항시 인사를 둘러싸고 줄서기에 대한 불만도 일고 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파당인사에 대한 반발이랄 수도 있겠다. 인사는 만사(萬事)라고들 말한다. 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응축된 경험칙이다. 포항시는 앞으로 6급 이하 하위직의 인사를 앞두고 있다. 설 명절 탓에 훨씬 늦어지리라는 관측이다. 염려되는 것은 자칫 행정공백 상태가 두 달 가까이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되도록이면 인사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시민들을 위해서다. 그리고 인사권 행사도 시장의 능력을 보여주는 잣대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유념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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