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사장들 “울고 싶어라”
  • 이상호기자
中企 사장들 “울고 싶어라”
  • 이상호기자
  • 승인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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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주52시간제 시행
기간내 납품 차질 불가피
근로자 야근·잔업 등 못해
받아가는 봉급도 반토막
계도기간 없이 강행하나
현장 무시 책상머리 정책
영세 건설사 가장 큰 타격
포항철강공단 전경.
포항철강공단 전경.
“당장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하면 일감이 몰려있는 기업은 기간 내 일을 못 마치거나 납품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근로자는 야간이나 잔업 등 초과근무를 못하니까 받아가는 봉급도 당연히 줄어 들겠죠. 아마 이런 악순환은 당분간 계속될 겁니다.”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서 금속가공업체를 운영하는 A중소기업 김모(62·포항시 남구 효자동)사장은 정부가 5~49인 기업에 대한 주 52시간 제도 시행을 계도기간 없이 7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한 뒤 울고 싶은 심정을 토해냈다.

김 대표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데 주 52시간제를 계도기간도 없이 밀어부칠 이유가 있느냐”면서 “정부가 현장 생태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국인력이 부족한 지방 뿌리기업에 인력을 우선 배정해주겠다는 정부 지원책에 대해 “금형이나 주조업체는 기계를 24시간 돌려야하는데 52시간으로 묶어 놓으면 누가 일을 하겠느냐”며 “사람을 숙련 시켜야 일을 할 수 있는데 인력만 무조건 채워넣는다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느냐. 현장을 모르고 책상머리에서 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는 단기간 내 많은 일을 해서 돈을 벌기 위해 국내로 오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이들의 발길이 뚝 끊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덕군 영해면 벌영리에서 시금치 농장을 운영하는 남모(여·64)씨는 “그동안 중국인 부부와 시간구애 받지 않고 일해왔는데 다음달부터 주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어떻게 해야되느냐”며 난감해 하고 있다. 그는 “중국인 부부와 한집에 살면서 다른 동네 어르신 10여명과 아침 일찍부터 저녁 때까지 하루 8~9시간 정도 일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우리도 해당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포항시 북구 청하면에서 중소 건섭업체를 운영하는 이모(60) 대표는 7월이 오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건설업 특성상 수주한 일이 많아 몰아치기 할 때는 현장 노동자들이 하루에 9~10시간도 해야 하고 일이 없을 땐 몇개월도 놀아야 하는데 정부가 탄력근로제를 2주에서 6개월로 묶어 놓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탄력근로제를 365일 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실에 전혀 맞지 않다”며 “일 많을 땐 더하게 하고, 없을 땐 쉬게 해줘야 하는데 6개월 등으로 묶어 놓으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 대표는 주 52시간제로 인해 건설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건설은 일정기간 내에 준공 할 때까지 일해야하는데 52시간으로 묶이면 1년 걸리는게 1년 반이 걸리고 공사비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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