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졸부’ 설치면 좌파정권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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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졸부’ 설치면 좌파정권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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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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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윤환/언론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통령 당선은 보수의 집권을 의미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열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이어간 진보의 시대 10년을 마감하고 보수의 시대가 다시 개막됐다는 뜻이다.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등장은 정권이 군부에서 민간에 넘어간 `문민정부’의 출현을 의미한다. 진보-좌파에게 권력이 이양된 것은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반공주의자였고, 북한과는 `상호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보수-우파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은 달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5억 달러 이상을 퍼부었고, 북한 비위 맞추는 데 거의 일편단심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벨평화상을 타기 위해 `숨겨놓은 딸’의 존재를 외부와 차단시킨 그 집요함도 북한과 관계가  있다. 노 대통령은 “친북이면 어떠냐” “남북문제 하나만 잘되면 다른 것은 깽판 나도 괜찮다”가 그의 주장이다. 대선 두 달 앞두고 평양으로 달려갔을 정도다.
 두 사람에게 `보수’는 얼마나 귀찮은 존재였을까. 정치적으로는 적대 관계였고, 자신들이 추진하는 남북 관계에는 방해꾼으로 비쳤을지 모른다. 두 사람이 보수를 탄압하고 무력화시키려고 애를 쓴 것도 다 이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권이 바뀌면 전쟁이 날지 모른다”고 극언을 퍼부은 것도 진보에서, 보수로,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넘어가는 데 대한 공포 때문이었을 것이다.
 노 대통령의 보수 짓밟기는 공개적이었다. 노 대통령은 보수에 대해 “대개 보수는 힘 센 사람이 좀 마음대로 하자,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에게 거의 모든 보상을 주자는 것입니다. 적자생존 원리를 철저하게 적용하자, 약육강식, 그것이 우주의 섭리 아니냐, 그렇게 말하는 쪽에 가깝다. 가급적 바꾸지 말자, 이게 보숩니다”는 것이다. 약탈과 독식, 독재, 탄압의 주체라는 식이다. 진보에 대해서는 “진보는 뭐냐. 더불어 살자, 인간은 사회를 이루어 살도록 만들어 있지 않느냐, 연대죠. 연대, 더불어 살자, 이런 얘깁니다. 뭘 좀 바꾸자, 고쳐가면서 살자, 이게 진보죠”다. 평등과 공존, 협력, 분배, 개혁 등 좋은 건 모두 해당된다. 그러면서 “소련이 붕괴되었을 때 진보와 보수가 바뀌어버렸습니다”고도 했다. 스탈린과 후루시초프 등 악명 높은 독재자들은 `보수’, 그 이후 소련 공산체제를 무너뜨린 세력은 `진보’라는 식이다. 결론으로 “복잡하게 이야기할 것이 뭐 있느냐. 새로운 보수, 합리적 보수, 따뜻한 보수, 별놈의 보수를 다 갖다 놔도 보수는 바꾸지 말자, 이겁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보수의 집권은 불가능하고, 집권해서도 안되는 존재라는 낙인이다.
 그러나 보수는 천신만고 끝에 집권했다. 만약 이번에 집권에 실패했다면 진보-좌파들의 공세로 이 땅의 보수-우익은 영원히 압살 당했을지 모른다. 그들의 기세가 그랬으니까.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성이 여기에 있다. 나라가 이념적 위기에 처하자 분연히 투표장으로 달려가 진보-좌파를 응징한 것이다. 그것도 이명박 당선자와 2위 후보와의 표 차이를 530만 표나 벌려 놓았다. 진보-좌파들의 숨을 거의 끊어 놓다시피 한 것이다.
 그러나 정녕 정신 차려야 할 집단은 보수다. 보수가 잘해서 정권을 잡았다기보다 진보-좌파들의 실패가 보수에게 기회를 부여했다고 하는 게 옳다. 따라서 보수가 또 멋대로 놀아나고 노 대통령 말처럼 약육강식에 탐닉하면 언제 국민이 등 돌릴지 알 수 없다.
 보수논객 조갑제 씨의 충고는 그래서 귀중하다. 그는 보수가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기 위해 자정적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당선인이 70%이상 표를 받은 동은 압구정동, 도곡동, 서초동 등으로 부자동네”라고 했다. 좌파정권 시절 마음고생이 심했겠지만 아파트 값 폭등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세금폭탄’에 가장 격하게 저항해 온 주민들이다.
 이명박 시대는 부자들, 보수세력들을 우대하기 위해 탄생한 게 아니다. 성장을 통해 다같이 잘살게 만들면서, 특히 하위계층에 일자리를 부여해 신분상승의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돈 많은 졸부들이 행세하고 거들먹거리는 시대를 의미하는 게 결코 아니다. 최근 이 당선자를 만난 전경련 회장단이 노조의 불법 파업을 철저히 단속해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러나 재벌은 먼저 불법 비자금에서 손을 떼겠다는 양심선언부터 했어야 했다. 이게 건전한 보수, 깨끗한 보수다. 보수들이여! 정신 차리기 바란다. 5년 후 심판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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