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속의 별천지: 평양 은덕촌(恩德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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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속의 별천지: 평양 은덕촌(恩德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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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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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봉 /독일통일정보 연구소장
 
 동베를린에서 40km 떨어진 반들리츠 숲 속에 위치한 `숲속 요새(Waldsiedlung)’는 호네커 총서기, 슈토프 총리, 밀케 슈타지 총수 등 핵심 간부들이 가족과 거주하던 곳이었다. 이곳의 방들은 180㎡(55평) 크기에 서방세계 고급 가구와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었다. 혁명 주역인 프로레타리아 계급인 노동자와 농민이 보면 심한 배신감으로 구역질이 나는 현장이다. 그러기에 이중·삼중의 경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숲과 호수로 둘러싸여 있는 비밀요새로 당 간부 아니면 절대 출입할 수가 없던 지옥속의 별천지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숲속 요새’는 통일 후 노약자들 휴양지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요새가 평양 근교에도 어김없이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동아일보 인터넷 판 6.11). `은덕촌(恩德村)’이라는 곳으로 `김정일 위원장님이 은덕을 베풀어준 주거촌’이다. 가관인 것은 사회주의 국가 중 그래도 부국에 속했던 동독의 숲속 요새 주거 평수가 55평 정도인 것에 비해 은덕촌의 가구 크기는 100평(약 330㎡)이다. 세계 최빈국인 북한이 동독 간부들이 누리는 거주공간의 거의 2배를 차지하는 셈이다. 권력의 독재적 성향이 진할수록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대가가 커지기 마련이다.
 평양 대동강 근처 김정일 지시로 지어진 은덕촌은 5층짜리 6개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100평에 이르는 주거공간은 방 6개, 화장실 2개를 비롯해 목욕탕, 거실, 식당, 창고 등으로 호화롭다. 은덕촌은 당초 김 위원장 지시로 1992년 핵 및 미사일 연구원들을 위해 건설됐으나 지금은 현철해, 김명국, 이명수, 박재경 대장 등 군부 실세와 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 노동당 및 내각 내 김 위원장의 최측근 30여 명과 그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은덕촌 내 호화 빌라는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며, 인민무력부 청사 경무부 소속 1개 중대가 요새를 방불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다. 얼마 전 김계관 부상이 은덕촌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김계관은 북미 베를린 회동과 2·13 합의를 이루어내 마카오 방코 델타 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를 해제토록 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인물로 김정일의 각별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일 측근들은 메르체데스 벤츠를 하사받고 서방세계의 명품에 푹 빠져 있다. 김정일의 요리를 전담하던 후지모토 겐지 씨도 메르체데스 벤츠에 온갖 특권을 누리며 살았다고 그의 저서 `김정일의 요리사’에서 밝히고 있다. 북한이 핵 실험을 단행 한 후 채택된 유엔의 대북 결의안 1718호는 사치품에 대한 대 북한 금수 조치가 들어있다. 세계 최악의 빈곤국가의 지배 권력이 얼마나 서방세계의 명품(철갑상어알, 와인, 보석, 모피, 카메라, 오디오, 고급시계, 침구류, 골동품 등)에 중독되어 있었기에 제재안에 조차 사치품에 대한 수출 금지조항이 삽입 되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입으로는 사회주의를, 손과 발로는 자본주의의 명품들에 중독된 표리부동한 자들은 독일의 경우 평균 64세로 권력에 중독된 핵심권력층은 라이프치히를 중심으로 월요데모가 일어나고 연일 탈출자들이 국경을 넘어도 그런 현실에 무감각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호네커의 권력이 풍전등화의 상황에 빠져들어도 고급관료들에게는 금시계가 무려 213개나 상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동독의 최고 권력자 호네커가 권력을 잃고 `발트지들룽’을 떠나 세상 밖을 거닐면서 최초로 목격한 동독의 현실에 호네커 부부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호네커는 자신이 권력에서 축출된 후 후임자였던 에곤 크렌츠에 대해 “크렌츠가 권좌에 오른 지 3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나라를 파멸로 이끌었다”는 웃지 못 할 명언을 남겼다.
 이렇듯 동독 공산주의 권력은 이론과 실제,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았다. 은덕촌과 발트지들룽은 공산 권력의 실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회주의 내 명품관이다.
 김정일의 마지막 발악이 지속되고 있다. 미사일과 핵실험을 강행한 김정일의 눈에는 굶어 죽어가고 있는 인민들의 삶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마 그의 눈에는 인공기가 펄럭이는 광화문 네거리가 어른거릴지도 모른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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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7-12-02 11:40:00
내가 동독의 당간부들이 살았던 집들을 유튜브 동영상이나 사진들로 봤지만 서방자유국가 상류층인사들 기준으로 보면 자기네들 중류층정도수준이라고 비웃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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