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내진 설계 전국 ‘꼴찌’ 내진보강 사업 활성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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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내진 설계 전국 ‘꼴찌’ 내진보강 사업 활성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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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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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건축물 5곳 중 4곳은 내진설계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 도내 건축물과 대구 지역 ‘필로티 구조’ 건축물의 내진설계 비율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드러났다. 2016년 포항·2017년 경주 지진 등 끔찍한 재난을 겪은 경북의 내진보강 작업이 이처럼 전국 ‘꼴찌’ 수준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도대체 언제까지 ‘소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어리석음으로 살얼음판 위에서 목숨을 천운에만 맡기고 살아야 하나.

기본소득당 용혜인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건축물 내진설계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중 내진 성능 확보가 이뤄진 건축물은 모두 101만 4,185동으로 전체의 16.4%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상북도는 불과 11.7%를 기록해 10.6%에 머문 전라남도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로 나타나 충격이다.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이 지난 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의 ‘필로티 구조’ 건축물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비율은 72.2%로서 58.7%에 그친 강원도에 이어 최하위권에 속했다.

놀라운 것은 행정안전부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민간 건축물 내진보강 지원사업에 올해 9월까지도 지원 신청한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이다. 민간 건축물 중 문화·종교·관광숙박시설 등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을 대상으로 내진보강 공사에 정부가 10%, 지자체가 10% 등 공사비 20% 이상을 지원한다. 두말할 것도 없이, 턱없이 부족한 지원금이 내진보강 공사 전무(全無)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988년 처음 정해진 신축건축물 내진설계 의무대상 기준은 2015년 3층 이상, 2017년 2층 이상으로 잇따라 강화됐지만, 기존 건축물은 대부분 내진 성능이 확보되지 못했다. 아무리 형편이 그럴지라도 노후화한 건물을 중심으로 등급을 정해서라도 가장 취약한 건축물부터 내진보강작업을 실시하는 게 온당할 텐데, 정부도 국민도 모두 손 놓고 무심히 사는 꼴이 돼버렸다.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과학적 경고는 이제 상식이 된지 오래다. 예고 없이 닥쳐온 지진재난으로 피눈물을 흘리며 후회하는 날이 다시 재연돼서는 안 된다. 참변을 겪을 때 빨리 잊어야 할 것은 ‘슬픔’뿐이다, 더 안전하고 나은 미래마저 쉬이 망각하는 우리의 집단적 ‘안전불감증’은 참으로 한심하다. 천재지변을 완벽히 막아낼 방도는 없다 할지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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