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IAEA 동행, 원자력 새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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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IAEA 동행, 원자력 새 미래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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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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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2월, 깜깜한 어둠에 불을 밝힐 미국의 발전함 ‘자코나’호가 부산항에 도착했다. 이어 5월에는 ‘엘렉트라’호가 인천항에 입항했다. 외국 발전함 몇 척에 전력공급을 의존해야 할 만큼 광복 직후 우리의 전력 사정은 열악했다.

그리고 2024년 한국은 전체 전력의 30% 이상을 원자력 발전으로 생산하는 세계 원전 발전 용량 5위 국가이자, 6번째로 원전을 수출한 원전 강국으로 성장했다. 지난 70여년간 경제발전을 위해 원자력 기술 개발에 매진해 온 성과이자, 개도국으로서는 최초로 원전 설계 및 제조 능력을 확보한 역사이기도 하다.

한국은 1957년 당시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되지 않던 최빈국이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창설회원국으로 가입하고 그해 처음으로 이사국을 수임하며 원자력에 대한 의지와 염원을 키워왔다. 그리고 우리의 원자력 발전, 기술·응용 확대, 국제협력 과정에서 IAEA는 든든한 동반자가 돼왔다.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활용 등에 따라 전력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력에 대한 관심과 수요 역시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소형모듈형 원전(SMR) 개발 등 원자력 기술 발전 속에서 새로운 ‘원자력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부터 19번째로 2년 임기의 IAEA 이사국을 수임 중이며, 다음주부터 올해 첫 IAEA 이사회가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신기술과 혁신이 선도해 나갈 새로운 원자력 시대에 특히 다음 3가지 분야에서 IAEA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 미래 신산업 선점을 위해 SMR 산업 및 규제 표준화 관련 IAEA 내 논의를 선도해 나갈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 80여종 이상의 SMR 설계 및 개발이 진행 중인 만큼, SMR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와 같은 국제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해 IAEA는 올해 중 SMR 기술 발전, 안전조치(safeguards) 적용, 조기 배치 방안 등에 관한 포괄적 논의를 위해 ‘SMR 국제회의’를 최초로 개최할 예정이다. 정부, 산업계, 연구기관이 코리아 원팀으로 IAEA의 관련 논의를 주도해 SMR 개발 및 수출 기반을 탄탄히 마련해 나가야 한다.

둘째, 보건·의료, 농업·식량안보, 기후변화·환경보호 등 다양한 원자력 응용 분야에서 IAEA와의 협력 및 국제사회 기여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방사선 동위원소 기술은 암 진단·치료, 농작물 품종개량에서부터 남극의 미세 플라스틱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IAEA는 이에 발맞춰 중저소득국에 대한 방사선 의료 지원사업인 ‘희망의 광선’(Rays of Hope), 식량안보 증진을 위한 ‘식량을 위한 원자력’(Atoms for Food)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IAEA 기술협력 수혜국에서 시작해 핵심 공여국이 된 특별한 경험과 우리의 우수한 원자력 기술을 국제사회에 적극 공유하고자 한다.

셋째, 원자력 기술의 전 세계적 보급으로 핵비확산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우리는 IAEA 안전조치 체제를 중심으로 한 국제 비확산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핵물질의 군사적 이용을 방지하기 위한 IAEA 안전조치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증진함과 동시에 국제 평화와 안전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이다.

특히 북한 비핵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국제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과 협력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원자력 기술 도입 국가가 증가하고 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IAEA의 안전조치 업무량이 폭증하고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확고한 신뢰를 받는 우리의 선진 안전조치 역량을 공유하고 지원해 나갈 것이다.

그간 우리의 원자력 역사가 후발주자의 역전극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 발전과 혁신을 주도하고, 새로운 표준을 설정하며,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선도국가로서의 여정이 될 것이다. 우리는 IAEA와의 동행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것이다. 함상욱 주 오스트리아 겸 주빈국제기구대표 부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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