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슬콘 소나무
  • 경북도민일보
브리슬콘 소나무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4.0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브리슬콘 소나무는 두 가지 면에서 경이롭다. 첫째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물이다. 세계 최장수 나무 브리슬콘 소나무는 무려 4,000년을 견디는 어마어마한 수명을 보여준다. 가장 오래된 소나무는 이집트에서 피라미드가 지어진 시대에 발아하여, 다윗 왕 시대에 고대 이스라엘이 전성기를 맞이할 때 이미 1,500 살아있었다. 그런데 오늘까지도 성장하고 있다.

두 번째로 브리슬콘 소나무는 그 연륜과 성장 과정이 놀랍다. 이 소나무는 느긋한 성장으로 세계 최장수 나무라는 호칭을 얻었다. 놀랍게도 이 소나무는 상상 할수 없는 거친 환경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시에라 네바다 동쪽, 캘리포니아 주 화이트마운틴 산맥의 1년 내내 영하로 떨어지는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대에서 서식한다. 이곳은 땅은 석회암이고 매우 건조하여, 혹독한 기후가 지배하는 지역이다. 비는 거의 내리지 않고 매서운 추위와 바람이 몰아친다. 이 소나무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몇 개의 침엽과 약간의 살아있는 나무껍질로 생명을 이어간다. 이런 소나무들은 두께가 1년에 영점 몇 밀리미터 밖에 늘어나지 않고 키가 18미터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소나무가 꽃을 피우고 잎을 내는 기간은 1년중 6주뿐이다. 그러나 여전히 천천히 생명을 지키며 자라고 있다. 이런 소나무가 메마르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오래 살아남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이 자라는 나무로 알려진 자이언트 세쿼이아는 브리슬콘 소나무와 사촌뻘로, 5배나 높이 빠르게 성장한다. 그러나 자이언트 세쿼이아가 쓰러진 후에도 브리슬콘 소나무는 여전히 살아남는다.

셋째 이 소나무 주변에는 다른 식물들이 적어서 화재 피해가 없고, 끈근한 수액이나와 벌레나 박테리아가 침입하지 못한다고 한다.

미국 산림청은 이 나무의 안전을 위해 정확한 위치를 비밀에 부친다고 한다.

사람도 내적으로 살아 있는 한, 그는 역경과 위기, 시련과 연약함을 통해 마지막까지 성장한다.

사도 바울은 “우리는 낙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겉 사람은 솨락하나 속사람은 날마다 새로워질 것입니다.<고린도후서4:16)

‘인내는 쓰다, 그러나 열매는 달다’라는 뻔한 말이 있다. 1년 중 고작 1달 동안에만 잎과 열매를 맺는 브리슬콘 소나무는 얼마나 생명이 신비한가?

내면적으로 새로움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파괴적인 생각이 엄습하고 어려운 상황의 바람이 몰아치면 속부터 약해서 속절없이 무너진다. 우리들이 경험하는 많은 고통은 내면적으로 면역력을 키워준다. 즉 역경과 고난은 속사람의 성장통으로 작용한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극한 고통과 시련을 만날 때 더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악성(樂聖) 베토벤은 청각 장애를 이기고 불후의 명곡 교향곡을 남긴 음악의 (聖人) 으로도 불린다.

존 번연은 얼음장 같은 추운 감옥 속에서 ‘천로역정’을 집필했고, 영국의 시인 존 밀턴은 시각장애인임에도 깊은 신앙과 깊은 영성으로 ‘실낙원’을 저술했으며, 파스칼은 청년 시절부터 괴롭힌 온몸의 통증을 이겨내고 ‘팡세’를 남겼다.

파스퇴르는 반신불수 상태에서 질병에 대한 면역체를 개발했으며, 에디슨은 청각장애자였으나 축음기를 발명했다.

세상을 빛낸 훌륭한 예술가나 과학자, 음악가들은 태어날 때부터 천재이거나 처음부터 환경이 좋거나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이렇듯 온갖 장애와 부족함이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어려움과 시련을 딛고 일어서서 꿈을 이루었다.

우리의 앞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아침 안개처럼 불투명하다. 그러나 위대한 역사는 편안하고 풍요로운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심히 고통스럽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픈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는 것은 역사의 진실이다. 모진 추운 바람과 메마름과 가난과 시련 앞에서도 삶을 굿굿하게 견디기로 결심하고 내적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라면 브리슬콘 소나무처럼 영예롭고 경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