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몸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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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몸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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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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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생물이 생명 활동을 이어나가는 구조적, 기능적 기본 단위다. 모든 생명체는 숱한 세포의 결합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몇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을까.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체는 약 30조 개 정도의 세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포도 생명체인 만큼 태어나고 늙고 죽는다. 위장의 내벽 세포는 2시간 반 정도 살다가 죽어 새로운 세포에 자리를 내주고, 적혈구는 3개월을 살고 교체된다. 인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체세포는 25~30일 정도 산다고 한다. 계산을 해보면 우리 몸은 1초 만에 380만 개의 세포를 교체하고, 11개월이면 몸에 있는 거의 모든 낡은 세포는 죽어 없어지고 새 세포로 교체된다. 신체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모두 생후 11개월이다. 그러므로 우리 몸에 결함이 생기거나 질병이 발생했다면 근래의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때문일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는 먹을 것이 넘쳐나는 풍요와 고도로 발달한 의학적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런데도 고혈압, 당뇨, 비만, 동맥경화,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앓는 사람들은 자꾸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이라는 책으로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의학박사 신야 히로미는 이런 질환을 ‘자기관리 결함병’이라고 명명했다. 일본에서는 현대인의 흔한 질병인 고혈압, 비만, 당뇨 등을 생활습관병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굳이 그가 ‘자기관리 결함병‘이라고 주장했던 이유는 올바른 식습관과 적당한 운동으로 자기관리를 확실히 한다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외적 자기관리만으로 온전히 건강을 지킬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는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몸이 건강해지려면 마음이 먼저 건강해야 한다. 물론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잡힌 음식 섭취는 건강한 신체 유지의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마음이 병들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한 행위 자체가 따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마음속에 절망과 슬픔이 가득하다면 무슨 입맛이 나겠으며, 무슨 운동을 하겠는가? 병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 80%나 된다고 하는 연구결과가 있다. 마음이 상하면 병이 온다. 각종 스트레스, 근심 걱정, 불안, 분노, 원망, 외로움, 부정적인 생각 이런 것들은 만병의 근원이다.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잘 다스려야 정신이 건강해지고 몸도 건강해진다.


또한, 마음은 치유작용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례는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호주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사람이 결핵에 걸려 병원에서도 손 쓸 방도가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그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죽음을 기다렸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은 아버지가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는 게 가장 시급하고 판단했다. 그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예수가 매달렸던 십자가 조각으로 만든 반지가 유명한 수도원에 보관되어 있는데 그 반지를 아픈 곳에 대고 하루를 지내면 무슨 병이 든 낫는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왔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반지를 보여주며 수도원에 가서 거액의 헌금을 하고 반지를 빌려왔다고 했다. 반지를 보는 순간 죽음의 그림자로 어른거렸던 아버지의 잿빛 눈동자가 반짝였다.

아버지는 기도를 올리고 반지를 가슴에 품은 채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버지의 폐는 기적같이 치유되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 병원으로 달려가 검사를 받았지만 전부 음성이었다. 그런데 사실 그 반지는 진짜가 아니었다. 아들은 잡화점에서 낡은 반지를 하나 사서 길거리에서 주운 나뭇조각을 끼워 아버지에게 주었던 것이었다. 아버지는 반지가 가짜라는 걸 영영 모른 채 15년을 더 살았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반지로 인해 병이 치유될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 즉 마음의 힘이 작동하여 치유를 했다고 밖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외에도 명상이나 기도하면서 병이 치유되어 건강한 모습이 된 자신을 상상하며 자기암시를 지속한 결과 말기 암이나 오랫동안 고통받던 질병이 치유되었다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마음이 육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더 명확한 실험이 있다. 어떤 여성에게 오른쪽 팔에 화상을 입었고 고통스럽다는 최면을 걸자 그 여성은 정말 고통을 느끼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더욱 놀라운 일은 그 다음이었다. 실제로 팔이 발갛게 부풀어 올랐다는 사실이다. 이런 예로 볼 때 마음과 몸은 병리적, 물리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다만 이런 치유작용은 일말의 의심 없이 확신하고 믿어야 하며 지속적인 자기암시가 있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조금이라도 “설마 그렇게 될까”란 의심을 품으면 치유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셉 머피는 이런 마음의 힘을 잠재의식의 힘이라고 했다.

마음이 시들면 몸도 시들고, 마음이 병들면 몸도 병들고, 마음이 죽으면 몸도 죽는다. 육신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며 육신의 주인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잘 다스려야 몸도 건강하고 인생도 번영한다. 우리는 일생의 긴 시간들을 단 한 번만 지나간다. 그래서 과거로 돌아가 시작을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 있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면 결말을 바꿀 수는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내면에 있는 마음 상태를 살펴보라. 마음속에 근심 걱정, 절망, 의심, 불안, 시기, 섭섭함, 분노, 소외감, 원망, 슬픔, 억압, 열등감, 두려움, 억울함, 패배의식, 충격, 자포자기, 죄악, 부정적인 생각들을 모두 걷어내라. 걷어낸 그 자리에 희망과, 긍정과, 믿음과, 용기와, 평안과, 관용과, 사랑으로 채우라.

이철우 시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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