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대표 명산 비학산 등에 훈증더미·약병 포장지 방치
수년째 방치된 훈증더미, 산림훼손·산불 불쏘시게 역할 우려
수년째 방치된 훈증더미, 산림훼손·산불 불쏘시게 역할 우려
포항지역 대표 명산인 비학산은 지난 10여 년 전부터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작업이 진행돼 왔다. 임도 주변의 고사목은 반출해 파쇄처리가 이뤄진 반면, 반출이 어려운 산중 고사목은 약물을 썩어 폐목을 포장지로 덮는 훈증처리를 해왔다.
그러나 재선충병이 수그러들지 않고 포항을 비롯한 경북전역은 물론 전국을 휩쓰는 사이 훈증더미로 인한 환경훼손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훈증더미는 산불 발생 시에는 불쏘시게 역할을 해 진화에도 어려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경남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비롯, 최근에도 훈증더미로 옮겨 붙은 산불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사목 훈증더미는 별도 예산 없이 방제예산에서 충당하고 있다. 때문에 급한 재선충 방제작업은 진행돼왔지만 훈증더미를 적기에 처리하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이 같은 지적에 지난 2022년 각 지자체별 훈증더미를 처리하는 작업을 펼쳤으나, 십 수년간 쌓여온 훈증더미를 처리하는 데에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지적이다.
비학산 인근 주민은 “산림 당국이 수년째 사유림에서 재선충 방제작업을 펼치고 고사목 훈증더미를 쌓아두고 치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랜 기간 훈증을 해온 탓에 고사목을 감싼 포장지는 찢어지고 훈증약병과 고사목이 산림에 곳곳에 방치돼 이로 인한 산림 훼손이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이유로 각 지자체마다 방제효과가 가장 확실한 파쇄기를 이용한 파쇄작을 우선으로 하되 파쇄가 어려운 지역은 자연경관을 감안한 그물망 등으로 대체하는 등 훈증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그동안 훈증 처리를 해왔지만 훈증 약값 등이 오르고 산불 위험과 산림훼손 등이 지적돼 재선충 고사목 훈증처리는 가급적 하지 않고 있다”며 “기존 훈증더미는 약병과 포장지 등을 분리 수거해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재선충병 피해 현황은 지난 2020년 30만8000그루, 2021년 37만8000그루, 2022년 106만6000그루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전해졌다. 특히 경북은 지난 30여 년 간 방재현황을 살펴볼 때 2022년 기준으로 고사목은 285만7000여 그루로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지역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경북도에서 재선충해로 인한 고사목은 상반기 58만 그루, 하반기 26만 그루로 모두 84만 그루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포항과 경주권역에서 가장 큰 피해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훈증처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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