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건전한 기부 문화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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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건전한 기부 문화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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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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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은 아무리 하찮은 선이라도 쌓이면 복으로 오고 악은 아무리 하찮은 악이라도 쌓이면 화로 온다고 했습니다.

선을 행하면 복은 받지 못하더라도 화를 면하고, 악을 행하면 화는 당하지 않더라도 복을 받을수 없다는 명심보감 금과옥조의 가르침을 되새겨 보는 삶이 되었으면 하는 오지랖 넓은 돈키호테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예전에 전해들은 이야기가 언뜻 생각나 혼자 알고 넘어 가기에는 아까워서 다함께 공유해 봅니다.

조금이라도 살맛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생각, 뜻깊은 삶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화를 옮겨 봅니다. 미국의 외교관으로 제16대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했던 제임스 레이니는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여 에모리 대학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 매일 걸어서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쓸쓸하게 혼자 앉아 있는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레이니 교수는 노인에게 다가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말벗이 되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불우이웃 돕기라는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재산적 기부나 후원이 불우 이웃이라고 생각하기 싶지만, 말 그대로 불우이웃 돕기는 친구가 없다는 것이 어찌 보면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더 합당한 말이고 친구가 되어준다는 것만큼 좋은 불우이웃돕기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어쩌다 보니 말머리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제 자리로 돌아와 레이니는 그 후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노인을 찾아가 잔디를 깎아주거나 커피를 함께 마시면서 2년여 동안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어느 날 출근 길에서 노인을 만나지 못하자 그는 노인의 집을 방문하였고 노인이 전날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곧바로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면서 노인이 바로 코카콜라 회장을 지낸 분임을 알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한 사람이 다가와 “회장님께서 당신에게 남긴 유서가 있습니다.”라며 봉투를 건네 주었습니다. 유서의 내용을 보고 그는 너무나 놀랐습니다.

‘당신은 2년여 동안 내 집 앞을 지나면서 나의 말벗이 되어 준 친구였소. 우리 집 뜰의 잔디도 함께 깎아 주고, 커피도 나누어 마셨던 나의 친구 레이니에게 고마웠어요. 나는 당신에게 25억 달러의 가치의 코카콜라 주식을 유산으로 남깁니다.’

너무 뜻밖의 유산을 받은 레이니 교수는 세가지 점에서 놀랐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전 세계적인 부자가 그렇게 검소하게 살았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이 코카콜라 회사의 회장이었음에도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고, 셋째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에게 그렇게 큰돈을 주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받은 유산을 에모리 대학의 발전기금으로 내놓았습니다. 노인에게 베푼 따뜻한 마음으로 엄청난 부가 굴러 들어왔지만 그는 그 부에 도취되어 정신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부를 학생과 학교를 위한 발전기금으로 내놓았을 때, 그에게는 에모리 대학의 총장이라는 명예가 주어졌습니다.

이렇게 진실되고 순수한 자선은 부메랑이 되어 풍성한 열매로 되돌아 온다는 것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한 말이 기억나는 아침입니다.

우리는 팍팍한 삶 속에 한 줄기 희망 같은 로또를 삽니다. 1등에 당첨되면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등 좋은 일에 쓰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즐거워합니다. 정작 당첨된 후에는 졸부의 교만으로 낭비적 생활에 젖어 패가망신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합니다.

이런 것을 보면 돈에는 눈이 있다는 말이 사실처럼 느껴집니다. 자연재해와 가난, 굶주림, 질병 그리고 갈수록 심각해져 가는 환경 문제들이 연일 뉴스로 보도되고 이들을 돕기 위해 부유한 사람들이 가치 있는 일을 위해서 수억원 심지어 수십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 때때로 뉴스거리가 됩니다. 기부나 봉사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않는 고귀한 사랑입니다.

이 봄날에 우리 사회에 건전한 기부문화가 뿌리 내리기를 바라며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는지를 둘러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봅니다. 신부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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