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전국 14개 시·도 15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중독 심층 실태조사를 한 결과 한 해 동안 응급실을 방문한 중독 환자는 7766명으로 이 중 여성이 55.4%, 남성이 44.6%를 차지했다고 17일 밝혔다.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약물, 화학물질, 농약 등 독성물질 노출에 의한 국내 중독환자 발생은 연간 10만 명 내외로 이로 인한 진료비는 2022년 기준 약 582억 원이다.
약물, 화학물질, 농약 등 독성물질에 노출되는 이유는 자살이나 특정 목적을 가진 오용 등 의도적 중독이 전체의 66.1%를 차지한다. 즉 환자 3명 중 2명이 의도적으로 중독물질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의도적 중독은 20대가 20.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의도적 중독 환자가 전 연령층의 14.4%(738건)를 차지했다. 20대 남성(311건, 6.1%)의 2.3배 수치다.
사고나 작업장 중독 등으로 인한 비의도적 중독은 전 연령층에서 남성이 많았고 50~60대가 상대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세 미만에서는 98.5%가 비의도적 중독이었다.
중독의 주요 원인 물질은 치료약물(50.8%), 가스류(13.6%), 자연독성물질(12.4%), 인공독성물질(12.2%), 농약류(10.0%) 순으로 나타났다.
10대의 경우 80.5%가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으로 나타났으며 세부 물질별로는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된 진통해열제·항류마티스제가 20.6%(175건), 벤조디아제핀계가 19.6%(166건) 순으로 보고됐다.
10세 미만 아동과 영유아에서는 야외활동이나 가정 내 사고에 의한 노출이 많았다. 특히 화장품, 락스 등 생활화학제품을 포함한 인공독성물질 중독이 31.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70대 이상에서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이 29.9%(350건)로 전체 농약류 중독(779건)의 44.9%를 차지했다.
중독 이유에 따라 중독 원인 물질의 분포도 차이를 보였다.
세부 물질별로 보면 의도적 중독에서는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22.4%), 졸피뎀(치료약물, 12.3%), 일산화탄소(가스류, 10.2%) 순으로 나타났다.
비의도적 중독에서는 일산화탄소(가스류, 25.2%), 벌(자연독성물질, 12.7%), 차아염소산나트륨 포함 가정용품(인공독성물질, 5.5%) 순으로 나타났다.
중증 중독질환자는 전체 조사대상자인 7766명 중 49.5%(3843명)를 차지했다. 의도적 중독 환자에서 발생 비율이 더 높았고, 중증 환자의 연령은 평균 51세로 조사됐다.
중증 중독을 유발하는 주요 물질은 벤조디아제핀계(치료약물), 일산화탄소(가스류), 졸피뎀(치료약물), 글라이포세이트(농약류)로 나타났다.
중독으로 인한 사망은 122명으로 전체 조사대상자의 1.6%에 해당했다. 사망자의 연령대는 70세 이상이 63.9%, 60대가 14.8%, 50대와 40대가 각각 5.7%로 집계됐다. 남성이 71.3%로 여성(28.7%)보다 많았으며 사망환자의 중독물질은 농약류(66.4%)가 가장 많았다.
이에 질병청은 연령별, 성별에 따른 중독 특성에 따라 △고령층은 가정 내 농약류의 취급·보관 유의 △청년·중년 남성은 야외, 직장에서의 일산화탄소 노출 조심 △청소년은 치료약물의 안전한 사용법 숙지 등을 당부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농약류에 의한 중독질환은 다른 중독질환에 비해 고령층 비중이 높고, 중증 중독의 비율이 높아 농약의 취급·보관에 있어 고령층의 각별한 유의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비의도적 발생 비율이 특히 높은 일산화탄소 중독질환은 겨울철 야외나 직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질병청은 난방기구 사용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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