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무서워’농삿길-바닷길도 막힌다
국제유가가 27일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 전자거래소의 서부텍사스산 경질유 7월물이 지난 주말 뉴욕시장 종가대비 96센트 오른 배럴당 133.15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포항지역 일부 주유소의 무연 휘발유가격이 ℓ당 1902원으로 사상 처음 1900원선을 넘어섰다. 특히 경유가격(ℓ당 1859원)이 휘발유(1729원)보다 비싼 주유소도 있었다. 서민들은 주유소 간판만 봐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소형 트럭 장사로 먹고사는 서민들은 숨이 턱 막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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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경제 `오일 패닉(공황)’에 빠져들고 있다.
기업도 죽을 맛이다. 석유화학,자동차,철강 등 주요 산업은 고(高)유가 충격을 견디기 위해 원가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특히 항공·해운업계는 기름값 부담이 1년 전보다 50%나 불아났다.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 물가가 치솟으면서 성장률은 더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최근 포항지역에서만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은 음식점만 325곳이다. 문을 열고 있는 식당들도 밀가루 같은 식재료 값이 치솟아 수지를 맞추기 어려워 힘겹게 버티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광우병 괴담에 AI파동까지 겹치면서 요식업을 하는 대구경북지역 자영업자들은 절망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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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세 달 후 심각한 물가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이라는 서민들의 비명이 더는 엄살로 들리지 않는다. 자영업 몰락으로 음식 도매 숙박업에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졌다.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다. 정부와 지자체는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52개 생필품을 지정해 관리에 나섰지만 장바구니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자영업의 몰락과 고용 부진,물가 상승,소비위축이 맞물리면서 경기를 위축시키고 서민들의 삶을 힘겹게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 정채위의장은 최근 “두세 달 후 심각한 물가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이대로 간다면 서민 생활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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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용 면세유값 1년새 두배로 `조업+적자’.
국제유가 상승이 농어민들의 발목을 잡으면서 농사길도 바다길도 막히고 있다.
동해안의 대표 어종은 오징어다. 봄부터 가을까지 오징어 성어기다. 그러나 오징어 `대표 항포구’인 포항 구룡포항과 울릉항은 썰렁하기만 하다. 어민들이 잡아 온 수산물로 시끄러워야 할 어판장은 어구들만 쌓여 있고 항구에는 출어를 포기한 어선으로 가득하다. 농어업용 면세유가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농기계 사용과 조업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면세유(경유) 가격은 19만9560원.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800원보다 두 배나 급등했다.
구룡포수협 관내 면세유 공급 대상 어선은 모두 750척. 이중 절반이 출어를 포기하고 있다. 올들어 면세유 소비량도 4만9400드럼으로 5060드럼(9.3%)이 감소했다.
마냥 조업을 포기할 수만은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 출어를 한다. 하지만 어획량마저 크게 줄어 `조업=적자’라는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어민들마다 생계 걱정에 주름살만 깊어진 모습이다. 영덕군 대진어촌계 김영광어촌계장은 “채무는 쌓이고 그렇다고 조업을 나가면 손해만 보는 최악의 상태에 봉착해 있다”며 정부의 시급한 대책을 촉구했다. 농촌도 마찬 가지다. 이앙기의 경유 소비량이 두배로 급증하면서 이달말 시한을 앞둔 모내기 실적이 55%(7만3천㏊)로 지난해보다 2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농민들은 “쌀 수입 개방 속 생산비가 크게 늘어나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한영농에도 쫓기고 있다”면서 아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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