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봉착한 최대 문제는 불확실한 국제금융시장도 아니고 대마불사를 외쳐온 해외 대형금융회사들의 줄도산도 아니다. 아무리 해외 여건이 나빠도 이를 헤쳐나가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런 게 안보인다. 특히 경제를 책임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우물쭈물, 책임회피가 국민들의 인내를 시험하고 있다.
강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금융시장 양상에 대해 “잘 모르겠다”며 “솔직히 알기 어렵다는 게 제 인식”이라고 답했다. 솔직하긴 하다. 그러나 한나라의 경제를 책임졌다면 모르면 모르는대로 대비책을 세워야 하고 알면 아는대로 적응해나가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대형 IB(투자은행)의 회장을 만났는데 `금융위기가 시작’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8월이 위기의 끝이라고 했는데 다른 사람은 시작이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무책임하고 자신감도 없다.
더구나 이미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와 관련해 “이런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이미 예고된 사실이고, 실제로 파산했다면 그에 대응하는 수단도 수립했어야 한다. 파산한 리먼브더러스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게 경제 책임자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강 장관과 달리 이 대통령은 “간접투자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가 요동치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경제와 증시가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믿음을 읽을 수 있다. 물론 이 대통령 발언이 불안한 민심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의 경제 수장이라면 미래에 대한 혜안과 함께 위기 극복 의지를 함께 가져야할 게 아닌가. 강만수 기획재정 장관에게 보내는 쓴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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