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해평습지에 철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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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해평습지에 철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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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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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귀철새 집단 도래지… 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야생동물보호구역 해제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등 희귀철새의 집단 도래지인 구미의 해평습지가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해제돼 습지와 철새 보존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23일 구미시에 따르면 낙동강변을 따라 구미시 해평면과 선산.고아읍 760㏊에 걸쳐져 있는 해평습지는 지난 4월 말에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기간이 만료됐다.
 구미시는 지난 1998년 이 일대 372㏊를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했으며 차츰 면적을 늘려 보존에 힘써왔다.
 해평습지는 시베리아에서 일본 이즈미를 오가는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6천~9천마리가 매년 가을과 봄에 찾아오고 있고, 쇠기러기와 청둥오리도 찾아와 겨울을 나는 등 철새들의 낙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덕분에 구미는 공업도시임에도 두루미가 찾는 청정지역이란 찬사를 받으며 국내외 환경 전문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러나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구미시는 올해 4월 말로 10년간의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기간이 만료된 해평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재지정하지 않았다.개발이 제한되고 재산권이 침해되는 등 피해가 많다며 재지정에 반대해 온 주민들의 반발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직접적인 규제사항이 없다고 하더라도 야생동물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해 도로나 다리 등을 건설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고, 조류인플루엔자 등으로 인한간접 피해도 크다는 입장이다.
 해평습지반대추진위원회 최비도(57) 위원장은 “새를 보호한다는 데에는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사람이 우선 살아야 되는 것 아니냐”며 “다리도 아직 건설하지 못하고 있고, 도로도 우회하는 등 불편이 크다”고 주장했다.
 구미시는 다음달 24일 열리는 동북아 두루미 네트워크 회의에서 해평습지 문제를 안건으로 다룬 뒤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해평 일대에 구미국가산업단지 5단지가 들어섬에 따라 개발을 바라는 주민들의 의견이 거세질 전망이어서 생태계의 보물창고로 평가돼 온 해평습지가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을지, 지정되더라도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보존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야생동물보호구역 재지정이 불투명해지면서 구미시가 환경부로부터 해평면과 고아읍 일대를 구미습지로 지정받아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관광자원화하겠다는 계획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구미시 최규종 산림경영과장은 “개발과 보존은 상충되는 문제지만 구미시는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재지정한다는게 기본 입장이며 이를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나영철기자 ycna@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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