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도 채소농사는 소득이 미미하기 이를 데 없다. 마이너스 소득을 기록한 품목이 바로 가지 농사다. 고랭지 배추는 지난해보다 95.5% 급감했다. 사실상 `0’인 셈이다. 가을 김장·무 또한 84.9% 줄었다. 한우와 육우 총소득이 49.3%, 김장 배추 소득이 48.1%나 깎였다. 소득이 반 토막 나버린 것이다. 이에 따라 생산 의욕 또한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반 토막 난 소득은 내년 채소값 폭등 현상을 불러올지도 모를 일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양상이 이러했다.
농업 전체를 놓고 볼 때 소득 급감의 원인은 기름·비료·사료값과 영농원자재값의 폭등에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비료값은 113%나 치솟았다. 가장 인상폭이 작은 영농자재값마저 30%에 이른다. 비료값은 113%나 뛴 데다 소득은 사실상 `0’, 심하게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니 그 손실이 도대체 얼마인가. 어떤 계산법으로도 정답을 내기가 어렵게 생겼다. 여기에 대해 땅에 떨어진 농민의 사기는 어떻게 북돋을 것인가. 농민이라고 한 것은 축산 농민, 수산 어업인을 아우른 말이다. 총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오늘의 농촌을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원인은 부정부패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가가 아무리 치솟았다해도 1년 사이에 100% 넘게 뛰어오를 수가 있는가. 노무현 정권의 비리가 이런 결과를 빚었다. 비료를 둘러싼 비리는 지금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 최고 권력자를 둘러싼 측근들의 농간에 애꿎은 농민만 피해자가 돼버린 것이다.
태풍 한 번 불지 않은데다가 일조량이 풍부했던 탓에 과다 생산됐다하나 농산물 가격 폭락 원인을 여기에만 전가한다면 너무나 안이한 판단이다. 정치가 올곧아야 할 이유가 여기서도 발견된다. 농촌의 살길은 썩은 정치의 단죄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