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벌면 10년 감옥생활도 좋다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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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벌면 10년 감옥생활도 좋다는 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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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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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생 20%, “정직보다 부자가 더 좋다” 
 
(브레이크 뉴스)
 
 최근 한국 투명성 기구가 전국 중고교생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년 청소년 반부패 인식지수’ 설문 조사 결과가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준법, 윤리, 도덕에서 청소년 반부패 인식지수가 10점 만점에 6.1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물음에 응답자의 45.8%만 `정직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22.6%는 `부자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특히 `감옥에서 살더라도 10억 원을 받게 된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 17.7%가 `그렇다’고 답했다. 2002년 조사당시는 16.8%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황금만능주의에 따른 도덕성과 부패 무감각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또 응답자의 20%가 `나는 뇌물을 써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쓸 것이다’에 동의했으며, `누군가가 범죄나 부패를 저지른다면 나는 이를 해당기관에 알릴 것이다’는 항목에 53.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리고 `내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에 17.2%, `나를 더 잘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에 24.3%, `숙제할 때 인터넷 자료를 복사해 짜집기 했더라도 꼭 출처를 밝힐 필요가 없다’에 35.3%가 `그렇다’고 답변함으로써 불법과 적당주의가 위험수위에 다다랐음을 보여준다.
 충격적인 것은 청소년 다섯명 가운데 한명꼴로 `감옥에서 10년을 살더라도 10억 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국가 장래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청소년들이 돈만 생긴다면 부녀자 납치 강도범, 방화죄, 내란죄 등 10년 이상 중죄인이 받는 형량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어른들, 특히 사회지도층과 권력층들이 청소년들의 정신을 이렇게 오염시켰다. 지난 광복절에 특별사면을 받은 천문학적 분식회계, 사기대출, 배임, 횡령 등 경제관련 범죄 대기업 경영자들 41명 가운데 실형선고를 받은 사람은 불과 4명이다. 복역기간도 평균 128일이다. 나머지는 집행유예로 감옥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이들 41명의 대기업 경제사범 가운데 부실기업과 금융기관 총수 및 경영자는 20명이고 16개 기업의 부실 채무는 4조8211억 원, 5개 부실금융기관에 국민혈세로 투입된 공적자금은 6조4630억 원에 이르렀다. 이들 41명의 범죄금액은 분식회계 사기대출 9조6820억 원, 배임 3조4690억 원과 3900만 달러, 횡령 307억 원과 2억8421억 달러 등 합계 15조5759억 원과 3억2321억 달러.
 천문학적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고작 몇 푼어치에 불과한 생계형 범죄 때문에 법의 철퇴를 맞고 감옥살이에 무덤까지 전과자라는 주홍글씨를 지우지 못하는 힘없는 무지렁이 백성들과 달리 가벼운 처벌을 받고 그나마 짧게는 6개월 이내, 길어야 16.1개월 이내에 특별사면으로 전과사실을 깨끗이 세탁하여 정상인으로 당당한 삶을 살고 있다.
 청소년들의 미래는 기성세대의 각성에 달렸다. 가진 자들이 무소불위, 무법지존의 삶을 살고 있는데 비해 10년 감옥살이를 하겠다는 청소년들을 무슨 자격으로 탓한단 말인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최원석 전 동아건설 회장은 3연속 사면 3관왕이다. 죄를 계속 저지르면 가중 처벌되는 일반국민과 달리 죄를 지으면 `가중 사면’되는 해괴한 나라에서 청소년을 탓한다는 건 소가 웃을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국 금융대란 여파로 인한 경제파탄으로 국가운명이 존망의 기로에 서있다. 이렇게 경제가 어려운데도 100만 달러 이상 보유한 국내 `금융 백만장자’가 10월14일 메릴린치가 발간한 `아시아 태평양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19% 이상 늘어 11만8000명이라고 한다. 백만장자 증가율 세계 4위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부도덕·불법으로 부를 축적하고도 법망을 회피한 범법자들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다.
 요즘 TV 드라마에 빠져 도박에 물드는 청소년이 많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다. TV만 켜면 사기와 탈세, 불륜이 판친다. 일부이긴 하지만 청소년들이 타락하는 것은 천민자본주의, 사행성 한탕주의, 쾌락·향락·퇴폐 문화에 천착한 부도덕·비양심·비인간적 기성세대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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