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로 변한 美 디트로이트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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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로 변한 美 디트로이트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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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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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GM 파산을 직시해야 
김 상 호 (호남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미국 자동차 산업이 세계를 지배했던 1950년대 General Motors(GM)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조회사였다. GM은 디트로이트 북쪽 40마일에 위치한 플린트라는 도시에 많은 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플린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천지를 찾아 떠난 많은 남부 농촌 빈민들의 여행 종착지였다. 플린트에서는 전성기 때 1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했으며, 1990년대 중반까지도 5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2008년 현재 플린트에서 GM 고용인원은 7,100명에 불과하다. 이 도시는 경제적 고통으로 크게 신음하고 있다. 플린트 시민의 1/3 이상이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고 있으며, 실업률은 13.6%로 미국 평균의 두 배 이상이다. 2006년 플린트에서는 미시간 주 다른 주요 도시인 앤아버, 랜싱, 새기뉴, 그랜래피즈, 트래버스 등 5개 도시를 합친 것 보다 더 많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디트로이트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 본부가 있는 유서 깊은 자동차 도시다. 1950년대 초반 디트로이트는 인구 200만 명의 미국에서 가장 번성한 도시 중 하나였다. 이제 이 도시에는 90만 명이 살고 있을 뿐이다. 인구이탈로 디트로이트에는 많은 단독 주택지나 텅 빈 땅 덩어리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의 몰락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1970년 대 중동전쟁으로 촉발된 석유위기와 더불어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소형차를 앞세워 미국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은 연료비 절감을 열망한 소비자들에게 대체 소형차를 내놓지 못했다. 일본 회사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통해 중형차 시장을 무너뜨렸고, 고급 승용차 시장에서도 미국을 따돌렸다. 디트로이트의 몰락은 소비자 욕구 변화를 외면한 경영진, 그리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품질과 생산에 관심 없는 노조 때문이다.
 100년 역사의 강성 노조로 유명한 미국 자동차 노조(UAW)는 회원 복리후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데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해 GM은 UAW 노조원들에게 시간 당 70∼75달러의 임금을 지불해 비 조합 직원들에게 45달러를 지급한 일본 경쟁회사들에 비해 25∼30달러를 추가 지출했다. GM은 종업원과 퇴직자 및 그 부양가족에게 의료비와 연금을 종신 지급하고 있다. 때문에 2006년 GM은 완성차 한 대당 1,500달러에 해당하는 총 48억 달러를 의료비로 사용해야 했다. 종업원 수는 8만 명인데 의료비 수급 대상 퇴직 근로자와 그 가족 수는 43만 명을 넘는다. 의료비 부담으로 GM은 파산상태다.
 디트로이트로부터 360 마일 남쪽 켄터키 주 조지타운에 년 50만 대를 생산하는 도요타의 거대한 자동차 공장이 있다. 큰 구릉이 드넓게 펼쳐진 켄터키 중앙 조지타운은 도요타 공장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거대한 말 목장이었다. 이외에는 담배 농사가 주요 소득원이었던 낙후된 곳이었다.
 이러한 한적한 풍경은 1986년 도요타가 들어선 지난 22년 동안 급격히 변화했다. 그러나 현재 켄터키 주에는 전체 120개 카운티 중 40개 카운티에 147개의 일본 회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도요타 협력업체다. 매년 다섯 개 정도의 자동차 부품 공급회사들과 관련 기업이 들어선 셈이다.
 이곳 주민들의 삶은 매우 윤택해졌다. 별 직업이 없던 주민들이 안정된 직장을 찾을 수 있었다. 조지타운 중심가는 소매점, 식당, 호텔 등 서비스 업체들이 가득 찬 번화가로 변했다. 조지타운 인구는 1990년 11,414명에서 2007년 20,000명으로 늘어났으며, 일인당 소득도 1990년 16,096달러에서 2004년 28,651달러로 높아졌다. 2006년 켄터키 노동자들이 년 평균 36,000달러의 소득을 올렸으나 도요타 노동자들은 70,000달러를 벌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경영진의 `비상경영체제’ 도입에 저항하고 나섰다. 자기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가 미국 `빅3’ 신세로 전락하면 밥그릇이고 뭐고 남아날 게 없다. 제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세계경제위기를 직시하기 바란다. 현대차는 지금 미국 자동차 산업 모델이냐, 일본 모델이냐의 기로에 서있다.
 (www.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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