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퇴직공무원 부부 해외여행까지?
  • 경북도민일보
혈세로 퇴직공무원 부부 해외여행까지?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와 도내 시·군 지자체들이 새해에 퇴직할 공무원들의 해외 연수비용으로 편성한 예산이 1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고 보도됐다. 그것도 부부 동반 해외여행 경비다. 지자체 의회 의원들의 관광성 해외여행이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것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공로연수란 미명아래 배우자까지 딸려서 해외여행을 시킨다면  의회의원들의 관광성 해외 나들이와 다를 게 없다.
  퇴직 공무원과  배우자들의 해외여행 경비를 예산에 편성한 경북도내 자치단체는 확인된 것만도 9곳이나 된다. 이 가운데 억대 예산을 편성한 지자체는 경북도(80명) 김천시(40명) 상주시(50명) 세 곳이다.  구미시(40명) 경주시(30명)가 8천만 원 선이다. 포항시(14명) 칠곡군(12명) 영양군(8명) 봉화군(6명)이 4천만 원 안팎이다. 유일하게 배우자를 동반하지 않는 영주시만은 퇴직공무원 20명 해외 나들이 경비로 5천만 원을 계상해놓고 있다. 걸핏하면 예산타령을 늘어놓는 지자체들이 이렇게 풍요로운 줄은 처음 알았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이렇게 혈세를 낭비하고도 말없는 나라가 어디 또 있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행정안전부가 퇴직자 해외연수예산 편성금지 지침을 지자체에 시달한 때가 지난 11월19일 이었다. 지자체들은 “관행”이라며   이를 본척만척했다. 지방의회들은 무엇을 보고 예산 심의권을 행사했는지 이를 문제 삼은 곳은 없는 것 같다. 초록은 동색이어서 였던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은 출근조차 하지 않아도 봉급은 꼬박꼬박 챙긴다. 이른바 공로연수란 것이다. 이들의 해외여행경비가 10억원이 넘을 때 집에서 놀고먹으며 챙기는 봉급의 총액은 얼마나 될 것인가. 사회에 적응할 준비를 하게 한다는 취지라지만 납득 못할 제도다. 공직자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특혜를 누려도 된다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길거리로 내몰리는 일반 시민들은 무엇인가. 그들은 놀고먹는 공무원들의 봉급을 대주는 납세자다. 불공정도 이 정도면 비교할 곳이 없다.
 공무원들은 평생을 공직에 몸담아 일하면서도 `철밥통’이란 호칭에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을 것이다. 이들의 자존심을 먹칠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공로연수제도다. 퇴직공무원들이 없어도 “일손 부족하다”는 공직사회는 잘도 굴러간다. 결국 퇴직자들은 없어도 그만인 존재에 지나지 않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관행을 앞세울 게 아니라 문제가 있는 관행은 뜯어 고쳐야 한다. 퇴직공무원들의 긍지와 사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공로연수제도는 재검토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