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례에서는 신성한 제물로 바쳤으며, 정월 대보름 때는 각 마을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소놀음굿을 펼쳤다. 일상생활에서 소의 쓰임새는 말할 것도 없다. 고기는 음식으로 먹고 뿔로는 화각 공예품을 만들었으며 가죽은 북·장구·소고 등의 악기를 만들었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말은 소의 유용성을 함축한다.
온순하고 우직하며 유유자적한 소의 생태적 기질은 종교·사회·문화적 특성으로도 이어진다. 불교에서는 소가 곧 사람의 참된 본성이라고 전한다. 호랑이의 위협에서 주인을 구한 소의 이야기는 충(忠)으로 상징화됐다. 풍수지리에선 소가 누운 모양(臥牛形)이나 뱃속(牛腹形)모양의 땅을 명당이라고 했다.
옛그림에서 선비가 소등에 올라탄 모습은 세사(世事)에 초연하고 권력에 굴종하지 않는다는 정신적인 의미를 내포했다. 십이지 가운데 소를 지칭하는 축(丑)은 음력 12월을 가리킨다.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은 소의 성정이 씨앗이 땅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기 때문에 배정된 것이라고 한다. 기축년, 소띠해의 업무가 시작됐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2명이 새해 소망 1순위로 `경기 회복’을 꼽았다. `복을 불러오고 화를 막아주는’ 소의 운세를 받아 경제위기뿐 아니라 직장과 가정의 어려움을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金鎬壽/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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