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성재 母 “자살한 연예인에 아들 거론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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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성재 母 “자살한 연예인에 아들 거론돼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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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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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애氏, 13년 만에 안타까운 심정 토로
동생 김성욱도 2005년 전신 3도화상 당해


 지난 1995년 11월 인기그룹 듀스의 멤버로 활약하다 솔로로 데뷔한 김성재가 숙소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그후로 만 13년이 넘게 흘렀지만 고(故) 김성재의 어머니 육영애(63)씨의 눈에서는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아들의 죽음을 생각하면 풀리지 않은 의문에 속이 타는데다 연예인의 자살 사건마다 아들의 이름이 오르내려 더 가슴이 찢어진다. 지난해에도 최진실과 안재환 등 연이은 연예인의 충격적인 자살 사건이 아물지 않은 상처를 덧냈다.
 육씨는 “그동안 일부러 TV와 신문 등을 안 보려고 애쓰면서 살아왔는데 안재환, 최진실 씨 사건에 너무 가슴이 아파 인터넷을 보다가 생각지도 못한 성재의 이름이 다시 너무 많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자살로 밝혀진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모든 언론이 합세한 듯 자살로 몰아가고 있었다.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못 알려져 있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왜 연예인의 죽음이 있을 때마다 이런저런 명칭으로 바꿔가며 성재의 이름이 거론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유족의 가슴에 남아있는 상처를 절대 아물지 못하게 하겠다는 의도처럼 생각될 때마저 있습니다”
 육씨는 “안재환, 최진실 씨의 유족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충분히 알 거 같다”며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울어주고 싶었다. 연예인의 죽음을 접할 때마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그는 아들의 죽음과 관련해 왜곡된 점을 바로잡지 못하고 지난 13년 동안 가슴앓이를 해왔으나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아들의 명예를 되찾겠다는 뜻을 밝히며 눈시울을 붉혔다.
 “성재는 당시 스태프와 숙소로 사용하던 호텔에서 오른쪽 팔목 윗부분 안쪽에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을 남긴 채 사망했는데 성재는 오른손잡이다. 오른팔 주사바늘 자국이 있는 그 부분에는 스스로 주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다 간신히 한 번 정도는 스치듯 잘못 놓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28바늘을 자기가 놓나.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거 아닌가? 그런데다 부검 결과 주사용 동물 마취제가 몸에서 나왔는데 그게 약물중독, 복용으로 둔갑했다. 성재는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
 김성재가 세상을 떠난 지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듀스의 김성재는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우상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점점 대중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고 있다. 육씨가 그동안 수없이 마음속으로 삭여온 분을 이제라도 풀고자 하는 것은 변함없이 성재를 사랑해주는 이들 때문이다.
 그는 “성재는 절대로 자살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으로 거론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내가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죽은 아이가 살아오는 것은 아니지만 잘못된 것을 이제라도 바로잡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잘못된 사실로 각인되어질까 두려워 꼭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의무감이 싹텄다”고 밝혔다. 10여 년을 침묵 속에 지내는 동안 육씨는 또 한번 가슴을 크게 쓸어내리는 사건을 겪어야했다. 형을 따라 연예인의 길로 들어섰던 성욱씨가 가수와 뮤지컬(그리스)배우로 활동하다 2005년 전신에 3도 화상을 입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동안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회복 후 화상환자가 겪어야 할 마음의 병이 아주 심했다. 부디 빨리 심신의 건강을 되찾길 바랄 뿐이다.”
 성욱씨는 주변의 격려로 이제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고 한다.
 “항상 웃는 아이였던 성재도 하늘에서 `다 용서하고 이해하자’고 할 것이다. 제가 감히 용서는 못 해도 이해는 하려고 노력한다. 지금 와서 범인을 찾아 처벌하려는 게 아니라 성재가 더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사실을 제대로 밝혀 고인의 명예를 되찾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육씨는 인터뷰 내내 김성재의 어린 시절부터 일본에서의 학창시절, 귀국해 한국에서 듀스로 활동하고 솔로로 데뷔해 활동할 때까지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때로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짓고, 때로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성재가 세상을 떠난 그때는 너무 놀라 차마 울 수도 없어서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았는데 세월이 가면서 자꾸 눈물이 나서 성재 이야기를 잘 안 한다”며 또다시 눈물을 훔쳤다.
 육씨는 또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사망에 아직도 방황하는 유족들의 심적, 정신적 고통을 헤아려 정확한 검증을 거쳐 기사를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연예인이 되고자 하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연예인이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꼭 깨우쳐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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