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민족’ 地雷(지뢰) 안고 사는 중국
  • 경북도민일보
`소수민족’ 地雷(지뢰) 안고 사는 중국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9.07.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수민족판 천안문 사태-신장 위구르 유혈비극
 
 우수근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 교수)

 
 중국 신장 위구르(新疆維吾爾)의 우루무치(烏魯木齊) 자치지역에서 대규모 유혈 시위가 발발, 156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2008년 중국의 티베트, 즉 시짱(西藏)의 라싸(拉薩) 자치지역에서 발발한 유혈 사태 사망자 20명보다 8배 정도나 많다. 이로 인해 이번 사태는 `소수민족 판 천안문 사태’라는 칭호마저 지니게 되었다. 국제사회에 부상 중인 중국이 국제사회의 이목에도 아랑곳없이 왜 이처럼 무자비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일까?
 960만㎢의 광대한 면적에 13억이라는 인구를 지닌 단일 국가 중국은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의 특색을 지닌다. 56개 민족으로 이뤄진 다민족 국가 중국의 인구 분포를 보면, 주류인 한족이 92%를, 55개 소수민족이 8%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8%에 불과한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65%에 이른다.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중국의 1/3을 점하는 해발 2000m 이상 고지대가 적지 않다. 공업은 고사하고 농업조차 여의치 않다. 소수민족 정착지는 중국에서도 가장 낙후된 빈곤지역으로 일컬어지는 곳들이 적지 않다.
 1949년 중국을 건국한 중국 공산당은 모든 민족의 통합과 평등, 안전보장이라는 명목으로 국경 부근의 내몽고, 신장 위구르, 링샤의 회족, 시짱의 티베트 족 및 동북의 조선족 같은 소수민족에 대해 분리독립 대신 자치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국가통합을 도모했다. 중앙으로부터 한족 출신 당간부를 파견하여 정치권력을 장악하였고 한족을 대량 이주시켜 소수민족과  동화를 진행시켜 온 것이다.
 그러는 한편 중국 정부는 주류 민족인 한족들로부터도 `역차별’이라는 비난마저 들을 정도로 소수민족에 대해 엄청난 재정보조나 대형 프로젝트 실시 등과 같은 원조를 아끼지 않았다. 경제 발전에 유리한 동부지역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여 낙후 지역 경제 진흥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동부의 돈으로 서부를 먹여 살린다”는 비난 등을 면치 못했던 것이다. 중국 중앙 정부는, 신장 위구르 지역에 개혁개방 전에 중국 대륙 전체가 헐벗고 힘들었음에도 1955년부터 현재까지 약 900억 위안(약 18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지원을 전개해 왔다. 그럼에도 신장 위구르 경제는 여타 지역에 비해 가장 낙후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앙 정부의 이 같은 노력은 동부(한족)와 중서부(소수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을 심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동부 지역으로부터는 “우리가 피땀 흘려 번 돈을 게으른 자들을 위해 쏟아 부어야 하는가!”라는 불만이 팽배하기에 이르렀다. 중서부 지역으로부터는 “우리도 동부 같은 환경 속에 살게 해달라!”는 원성이 축적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족과 소수민족 간의 앙금은 깊어만 갔으니, 이 가운데 특히 티베트 족과 위구르 족은 각각 티베트 불교와 이슬람교라는 종교를 정신적 지주로 분리 독립운동을 강력히 추진하며 북경 당국을 딜레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신장 위구르에서 1997년 발발하여 약 100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분리독립 운동이나 이번의 유혈사태는 이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유혈사태를 초래할 만큼 과단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은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보존에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영토면적이 광대한 중국은 15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10여 개 국과 영토분쟁을 벌였으며 분쟁 중에 있는 국가 또한 있지 않은가. 게다가 중국 주변에는 한반도의 불안정한 `불씨’나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같은 `위험지역’도 적지 않다. 티베트나 신장 위구르 독립세력 등이 있는가 하면, 외부 지지 세력들도 도사리고 있다. 국가안보의 최대위협을 내부로부터의 요인으로도 파악하고 있는 중국은 `주권’이나 `안보’개념에 대해 그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예민하다.
 바로 이곳에 “중국병(中國之病)이 똬리를 틀고 있다. 너무도 광대하며 이질적인 인자들을 단일 국가라는 하나의 틀로 통합해 나가고자 하는 그 욕망은 버릴 수 없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갖 고난과 시련들 또한 온전히 치유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지 중국병의 합병증은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pressia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