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울릉 사동港 무용지물
舊 해수부,해양硏 재추산 심해파 묵살- 기존 설계대로 공사 강행
파고 높아 비바람 불면 선박 정박 어렵고 방파제 충돌 위험 상존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港.
항만에 대형선박은 커녕 작은 배도 보이질 않는다. 해만 지면 항만 전역이 암흑이다. 나랏돈 1252억원의 거액이 투입돼 만들어진 사동항이 이처럼 무용지물로 방치되고 있다.
시행청인 당시 해양수산부의 설계 잘못이 이같은 엄청난 화(禍)를 유발시켰다. 사동항 접안시설 공사와 관련, 한국해양연구원은 선박 접안의 열쇠 격인 심해파를 재추산했다.
심해파 파향이 남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뀌었다. 파고도 9.82m로 1988년 구 수산청이 추산한 심해파 7.7m보다 무려 2.12m나 높았다.
이같이 바뀐 파향과 파고는 사동항 접안시설 시행청인 구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즉각 통보됐다. 재추산된 심해파를 근거로 사동항의 정온도(靜穩度) 등을 재검토해 접안시설 공사 추진을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구 해수부는 이를 묵살했다. 그리고 심해파 검토없이 공사를 강행했다. 사동항 접안시설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해 11월 준공됐다.
결과는 뻔했다. 접안시설이 제기능을 할 수 없었다. 공사비 1252억원이 바닷물속에 사라진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6월4일 감사원이 `동해·마산지방해양항만청 기관운영감사’에서 드러났다.
사동항은 선박 시뮬레이션 실시결과 풍속이 10.2m/s이상(연간 80여일)에서는 항 입구 통과 후 배를 직각으로 접안할 경우 방파제에 충돌한다. 재추산된 심해파를 적용한 항내 파고도 기준치인 0.7m보다 최대 2.3m 높은 3m로 나타났다. 비바람이 심한 날씨엔 선박의 정박이 어렵고 안전운항이 위험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감사원은 사동항 접안시설의 문제를 감안, 사동항 여객터미널 등 여객편의시설 건설을 재고토록 관련 항만청에 통보했다. 그러나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작년 11월 `여객터미널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대상선박이 취항할 수 없게되면 여객터미널은 지을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실시설계를 용역을 강행해 실시설계 용역비 2억3700만원까지 날려버릴 상황이다. /김성권기자 ksg@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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