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투혼’을 살린 그는 가볍게 위기를 벗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주말골퍼가 그런 상황을 맞게되면 어떨까? 신을 벗는 대신 페널티를 선택할 수도 있겠다. 설령 물 속에 발을 담근다해도 첨벙거리다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앞을 가로막은 호수 위로 공을 넘기지 못해 아까운 공만 물속에 헌납한 골퍼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경주 보문관광단지 안에 있는 보문호수 수상공연장에서 골프 장타대회가 24일 열린다고 한다. 그 이름에 `제1회’가 들어 있는 것을 보니 두고두고 우려먹을 심산인가 보다. 반응은 영 별로다. 싸늘하다고 해야 맞는 말이겠다. 경북관광개발공사가 수상공연장에 들인 국·도·시비가 50억원이다. 작년 10월이래 공연은 달랑 두 번 열린 게 전부다. 그래놓고 머리를 짜낸 기획행사가 장타대회인 모양이다. 그러니 눈길이 고울리 없다.
필드에 나서면 온통 드라이버에만 정신을 파는 골퍼도 있다. 스윗 스팟에 정통으로 맞아 멀리 날아가는 공을 좇는 눈길에는 자부심이 가득해 보인다. 낚시꾼이 `손맛’을 즐기듯 장타가 안겨주는 `호쾌한 맛’은 뿌듯하다. 그렇다고 관광지 호수에서 장타 겨루기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는 짓은 아닌 것 같다. 그러기에 반응들이 시큰둥한 게 아닌가. 수상공연장에서 장타대회를 한다니 한여름에 솜바지 저고리 입은 차림새 같지는 않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물에 뜨는 공을 쓴다니 물속에 쓰레기는 남기지 않을 생각인가 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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