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 시장 체제가 들어선 이래 포항시는 갖가지 대형 사업계획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특급호텔 민자유치, 북부해수욕장 바다 속 분수대 설치, 동빈내항 복원과 운하 건설, 은퇴자촌 조성, 테라노바 포항 프로젝트(TPP)같은 것들이다. 경북도청을 포항에 유치하겠다고도 했다.
사업계획들은 야심차고 시민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린가. 이 모든 계획들을 들어본 일도 없는 실무진들은 뒷북치느라 숨찰 지경이라고 한다. 즉흥과 충동의 정도가 지나치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있다. 시장이 발표한 `TPP’에 재원확보 방안이 없음을 본란이 지적한 게 그 일례다.
박 시장 취임 다섯 달은 집무태세를 갖추는 데 필요한 기간이었다 할 수 있다. 우리가 비판의 날을 자제하며 부드럽게 에두른 것도 이 때문이었다. 더구나 지난 여름 석달 동안 계속된 최장기 파업은 그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잃어버린 시간 탓인가. 요즘 박 시장은 설익은 구상들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서두르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지도자는 올바른 방향을 냉철하게 가려 제시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 이것이 가장 큰 임무다. 설령 실무진이 꾸며온 계획일지라도 맹점(盲點)을 꿰뚫어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무슨 사업계획이건 신중한 검토가 앞서기를 권유한다.
포항은 50만 시민의 공동체이지 특정인 한두 사람의 전유물은 아니다. 공동체가 독불장군 같은 판단에 휘말려서는 안되는 이유다. 시정(市政)은 시장 한 사람만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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