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 됐건 대초원이고 대평원이다. 초원과 평원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따질 것도 없다. 벌판과 들판이 어금버금한 것과 다를 게 없다. 읍내에 살던 어린 시절 이웃 면 지역에 벌판이 있었다. 그렇게 넓어보이던 그 들판이 얼마 전 다시 보니 많이도 작아져 있었다. 논 가운데에 건물 몇 채 들어선 것을 빼면 크게 달라진 것도 없건만 마음의 눈이 닫혀진 탓도 있을 게다.
포스코가 포항에 3700억원을 투자하려 해도 공장 지을 땅이 없어 3년째 속 태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페로실로콘 공장터 10만㎡(3만평)과 티타늄 공장터 3만3000㎡(1만평)이다. 다른 지자체에 터를 잡을 수도 있지만 포항시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진 짓이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굽도 젖도 할 수 없는 형편이 난감하게만 느껴진다.
몇년 전에도 포항에 공장을 짓고자 하나 마땅한 터가 없어서 이웃 경주에 둥지를 튼 어느 개인사업가 이야기를 다룬 일이 있다. 그때 글 제목이 `서울보다 넓은 포항에 공장터가 없다니’였거나 그와 비슷했을 것으로 기억한다. 포스코의 공장이건, 개인 사업가의 공장이건 본질은 똑같다.필요한 공장터의 넓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국 세월은 흘렀지만 손에 떡을 쥐어줘도 먹지 못하는 신세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땅덩어리 큰 나라의 프레리,팜파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포항에도 넓은 공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걸 개발할 능력이 없어 끌탕하고 있을 뿐이니 딱하기만 하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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