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콩은 형제 사이에 벌어진 권력다툼에 원용됐다. 그러나 우리의 콩은 입맛을 사로잡는 3형제를 만들어 낸다. 한마디로 장(醬)이다. 간장,된장,고추장을 이름이다. 메주와 소금물의 첫 작품이 간장이고,간장을 떠내고 남은 건더기가 된장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외국인들에겐 생경한 먹을거리다.
“K-POP 다음엔 장(醬)이다.”어제아침 경북도민일보 머리기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소녀시대가 세계인의 청각을 자극했다면 `죽장연(竹長然)’은 세계인의 미각을 사로잡는다”고 뒤를 이어 나갔다. 죽장연은 포항 죽장면에 자리잡은 장류제조업체의 브랜드다. 이곳 장독대엔 청송 옹기장 1000독이 쉼쉰다. 제조장 김형애씨의 설명이 마치 시 같다. “자연과 세월말고는 아무 것도 넣지 않소.” 정연태 죽장연 대표는 `장 만드는 체험문화공간’을 꿈꾸고 있다.
친환경 여건에서 만들어내는 죽장연이 세계무대로 뻗어나간다는 기사를 읽다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한국 아가씨와 가정을 꾸민 미국청년이 반찬투정을 하더란다.“한국 음식 다 좋은데 그 된장이란 것은 별로야.” 시쳇말로 `비호감’이라고 손사래를 쳤다는 이야기다. 그뒤로도 세월이 20년 넘게 흘렀으니 그의 입맛은 이제 `호감’으로 바뀌었을 법도 하건만 지금은 어떤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음식은 그야말로 미식가들이 호기심으로 찾아 먹는 음식에 지나지 않는 일이 많았다. 국위와 국격이 높아짐에 따라 장류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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